단일 시즌 최다 17억원 따낸 이보미 6월엔 최단기간 1억엔 돌파 기록… 2014년 부친 별세로 시즌 초 부진하다 퍼팅 확연히 좋아지며 승승장구
르꼬끄골프 제공
이제 이보미는 또 다른 이정표를 눈앞에 두고 있다. 사상 처음으로 한국과 일본 투어에서 모두 상금왕에 오르는 것이다. 2010년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상금 1위를 차지한 뒤 이듬해 대한해협을 건너간 그는 올 시즌 JLPGA투어 상금 선두를 질주하고 있다. 7개 대회를 남겨 둔 현재 상금 2위 테레사 루와의 격차가 5000만 엔 이상이어서 사실상 상금왕 타이틀을 굳혔다는 평가다.
이보미가 시즌 내내 고공비행을 했던 건 아니다. 시즌 초반 10개 대회에서 4연속 준우승을 포함해 우승이 없어 애를 태웠다. 지난해 9월 자신에게 처음 골프채를 쥐여 주고, 늘 곁을 지켜주던 아버지가 갑자기 암으로 돌아가신 이후 슬픔이 컸기 때문이다. “골프를 할 때나 밥을 먹을 때나 아빠 생각에 나도 모르게 눈물이 쏟아졌다. 요즘 골프가 잘되는 걸 보면 아빠가 하늘에서 도와주시고 응원하시는 것 같다. 슬프지만 한 단계 성장한 것 같다. 아빠 유언이 일본에서 상금왕이 되라는 것이었다. 좋은 소식 전해드리고 싶다.” 이보미는 아버지와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올 시즌 일본 투어에 전념하며 한국과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대회에는 한 번도 출전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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뛰어난 실력과 깜찍한 외모에 가슴 아픈 사연까지 전해지면서 이보미는 일본에서 ‘보미 짱’이라는 애칭과 함께 뜨거운 인기 속에 구름 갤러리를 몰고 다닌다. ‘한국인 하면 떠오르는 인물’을 묻는 아사히신문의 최근 설문조사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이보미는 “거리를 걸을 때나 공항에서 알아보는 분이 많아졌다. 팬들이 내 이름을 불러주면 그저 잘 웃을 뿐이다. 골프 선수로 열심히 플레이하면서 평소에는 겸손하고 소탈한 모습을 지키려 한다”고 말했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