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재덕 서울시립대 행정학과 교수
국회 미래연구원의 설립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행정부 소관 국책연구원의 ‘정치화’ 혹은 ‘관료 심부름꾼으로 전락’한다는 것을 이유로 국회 미래연구원 설립이 시대착오적이라고 비판하는 학자들도 있다. 물론 그분들의 비판에 공감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바로 그런 이유 때문에 미래연구원이 국회 안에 설립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렇게 하면 미래연구원의 연구 결과가 정파의 이익에 따라 왜곡되거나 통제되지는 않을 것이 분명하다. 행정부에 속한 연구기관들은 청와대나 소관부처들의 입김에서 자유롭지 못하고 정보는 통제될 가능성이 크다. 국회 안에 설립될 때만이 정치권력의 영향을 받지 않고 연속성과 중립성을 보장받을 수 있다.
국회예산정책처나 국회입법조사처와 기능이 중복될 수 있다는 비판도 있다. 그러나 국회예산정책처는 ‘나라살림 지킴이’라는 기능에, 국회입법조사처는 ‘입법지원활동’이라는 기능에 각각 특화된 기관이다. 또 이 두 기관은 폭주하는 의원들의 현안 중심의 회신 요구에 중장기 정책 혹은 전략 연구는 엄두도 낼 수 없는 형편이다. 따라서 단기적 현안 중심이 아닌 장기적 관점에서 중립적으로 미래연구를 수행하는 범국가적 싱크탱크의 설립이 필요하다. 미국 영국 프랑스 핀란드 등 여러 선진국이 의회 내 다양한 지원기구가 있는데도 불구하고 초당적이고 중립적인 미래연구소를 의회 안에 두는 것도 이 때문이다.
광고 로드중
금재덕 서울시립대 행정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