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자유구역 12년 성과와 과제]<上>동북아 비즈니스 메카
인천경제자유구역(IFEZ)에 속한 인천 연수구 송도국제도시의 야경. 국내 최고층인 동북아트레이드타워(305m)를 비롯해 아찔한 스카이라인이 국내외 대기업과 국제기구들이 들어선 국제도시의 활력을 보여준다. 산업통상자원부 제공
12일 산업통상자원부 경제자유구역기획단에 따르면 동북아 비즈니스 허브를 목표로 조성된 한국 경제자유구역은 2003년 8월 11일 인천, 10월 30일 부산·진해 및 광양만 경제자유구역이 각각 지정·고시되면서 시작됐다. 이후 대구·경북, 새만금·군산, 충북, 황해, 동해안권 등이 추가 지정돼 모두 8곳이 운영되고 있다.
특히 송도 청라 영종 등 인천경제자유구역(IFEZ)의 성과가 눈에 띈다. 지난해 FDI는 목표치를 초과 달성해 17억1400만 달러(약 1조9600억 원)나 됐다. 현재 송도에는 굴뚝 없는 첨단산업인 정보기술(IT) 생명공학(BT) 등의 외국 투자기업 57개, 대우인터내셔널과 포스코건설 등 모두 870여 개 기업이 입주해 있다. 녹색기후기금(GCF) 사무국과 세계은행(WB) 한국사무소 등 13개 국제기구도 둥지를 틀었다.
IFEZ는 자동차 관련 글로벌 기업 10곳도 유치해 8781억 원의 투자를 끌어들였고 3000여 명의 고용창출 효과를 거뒀다. 또 자동차 관련 부품 생산기업과 연구소, 완성차 업체 등이 밀집된 글로벌 핵심 거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송도 컨벤시아를 중심으로 한 마이스(MICE·회의, 포상 관광, 컨벤션, 전시박람회 및 이벤트) 산업도 강점이다. 인천공항과 인천항 등 대한민국의 관문이 가깝다는 장점을 살려 올해에만 25건의 국제회의를 개최한다. 여기에 참여하는 방문객은 외국인을 포함해 2만3400여 명에 이른다.
논밭뿐이던 충북 청주시 오송읍도 경제자유구역 지정을 계기로 고부가가치 융복합 산업인 바이오산업의 메카로 거듭났다. 오송 생명과학단지는 2012년 조성 이후 LG생명과학, 대웅제약, CJ헬스케어 등 대표적 바이오 업체들이 입주를 마쳤다. 현재 60개 기업이 입주 계약을 체결했고, 이 중 51개 기업은 연구소를 동반해 연구에서부터 생산까지 한곳에서 진행이 가능한 시스템을 갖췄다.
최근 충북경제자유구역청과 이란 정부는 신약개발 투자를 위한 2조 원대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는 등 외국인 투자자들의 관심도 받고 있다. 이르면 2020년까지 신약 생산을 위한 제조 공장과 500병상 규모의 국내 최대 임상 병원이 건립될 예정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4분기(10∼12월)에는 집중적으로 투자를 유치해 올해 사상 최초로 외국인투자 연간 200억 달러 시대를 열겠다”며 “경제자유구역 내 외국투자기업이 공장을 설립할 경우 중복 환경영향평가를 면제하는 등 규제를 대폭 완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재영 기자 redfoo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