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충암중고교가 식용유와 쌀 등 식재료를 빼돌려 4년간 4억1000여만 원의 급식비를 횡령하고 저질 급식을 한 사실이 서울시교육청 감사 결과 드러났다. 식용유는 10통이 들어오면 4통을 빼돌리는 바람에 “식용유가 새까맣게 변할 때까지 몇 차례나 반복해서 튀겼다”는 조리원의 증언까지 나왔다.
충암중고교는 시교육청의 감사 결과를 전면 부인했지만 보도를 본 학부모들은 가슴이 덜컥 내려앉는다. 중학교는 무상급식이어서 급식비를 시교육청이 내고, 고교도 저소득층은 정부가 지원한다. 학교가 4년간이나 비위생적인 급식을 하는데도 제대로 관리감독을 하지 않은 시교육청은 책임을 면할 수 없다. 시교육청의 위생안전점검에서 충암중고가 지난해 서부교육지원청 관내 134개 초중고교 중 134등, 올해도 135개 학교 중 135등이면 개선을 하게끔 ‘지도’를 했어야 할 것 아닌가.
시교육청이 위생 평가등급에서 충암중고에 ‘대체로 우수’라는 B등급을 준 걸 보면 얼마나 겉핥기 점검인지 알 만하다. 서울지역 전체 초중고교 1326개교 가운데 C등급 두 곳을 빼고는 전부 B등급 이상이고, 재점검을 받아야 할 D와 E등급은 없는 걸 보면 위생점검 자체가 부실하다고 할 수밖에 없다. 지난달 새정치민주연합 인재근 의원이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받은 자료에서도 최근 5년간 집단급식소 가운데 집단 식중독 환자가 가장 많이 발생한 곳이 학교(76.2%)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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