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마해영의 한국시리즈 6차전 9회말 끝내기 홈런(맨 위 사진), 2003년 이승엽의 단일시즌 최다홈런 아시아신기록(아래 왼쪽 사진), 2011년 오승환의 최소경기 200세이브 세계신기록은 1982년부터 올해까지 34년간 삼성과 대구구장이 함께 만든 역사적 순간들이다. 스포츠동아DB
광고 로드중
2002년 마해영 끝내기홈런 ‘첫 우승의 감동’
2003년 이승엽 홈런 행진 ‘잠자리채의 추억’
오승환 200세이브 등 명장면·대기록의 산실
# 1948년 문을 연 대구구장은 68년의 역사를 지닌, 대한민국에서 가장 오래된 야구장이다.
# 삼성은 1982년 프로야구 원년부터 연고지와 팀명, 홈구장, 모기업이 바뀌지 않은 유일한 구단이다.
광고 로드중
● 이승엽-마해영의 기적 같은 홈런
대구구장과 삼성의 역사에서 가장 빛나던 순간은 2002년 11월 10일 한국시리즈 6차전이었다. 삼성은 LG에 6-9로 뒤지고 있었다. 승부는 마지막 7차전에서 가려질 듯했다. 그러나 영화보다 더 극적인 장면이 시작됐다. 9회말 1사 1·2루, 이승엽은 LG 마무리 이상훈을 상대로 동점 3점홈런을 터트리며 대구구장을 뜨겁게 달궜다. 이어 타석에 등장한 마해영은 교체된 투수 최원호를 상대로 끝내기 홈런을 날렸다. 역대 첫 시리즈 끝내기 홈런이었다. 삼성의 20년 묵은 한도 풀렸다.
● 이승엽의 단일시즌 최다홈런 아시아신기록과 잠자리채
2003년 10월 2일 롯데-삼성의 시즌 최종전. 이승엽은 이 경기 전까지 시즌 55호 홈런으로 일본의 오사다하루(1964년), 터피 로즈(2001년), 알렉스 카브레라(2002년)와 함께 단일시즌 최다홈런 아시아타이기록을 세우고 있었다. 관중석에선 수많은 잠자리채가 흔들리며 새 역사의 탄생을 한마음으로 기원했다. 이승엽은 2회 롯데 이정민을 상대로 좌중간 담장을 넘기는 홈런을 터트리며 신기록을 작성했다. 그 해 대구에선 지하철 화재로 192명이 사망하는 참사가 있었다. 이승엽의 56호 홈런은 깊은 슬픔에 잠겨있던 대구시민들에게 위안을 주는 한방이었다.
● 대구구장 첫 번째 세계기록, 오승환의 200세이브
광고 로드중
역사가 오랜 만큼 항상 감동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1982년 8월 26일 프로야구 첫 몰수경기, 1986년 10월 22일 해태 구단버스 방화사건, 1990년 5월 29일 이만수의 관중석 깡통 투척, 1999년 10월 20일 롯데 호세의 관중석 방망이 투척 등의 사건사고도 이제 대구구장과 함께 역사 속으로 묻히게 됐다.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