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상찮은 北中관계] 소식통 “18일 中창바이현 접경서 소총에 맞아 2명 부상-1명 중태” 北정찰총국 요원 체포 등 잇단 마찰
북한과 중국의 관계가 냉랭해진 가운데 18일 북한군이 중국 접경지역에서 중국 민간인이 탄 차량에 총격을 가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북-중 국경지대에서 북한군에 의한 총격이나 예사롭지 않은 사건이 잇달아 일어나면서 북-중 국경과 양국 관계에 비상이 걸렸다는 관측이 점점 설득력을 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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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소식통은 “사건 발생 시간과 장소에는 일반 시외버스가 다니지 않는데, 무슨 차량이 왜 그 시간에 한적한 국도로 갔는지가 사건의 실마리를 푸는 관건”이라고 말했다. 이 소식통은 “변경지역에서는 북한 병사가 밀수 등 동업자인 중국인을 변경으로 불러 살해하는 일이 자주 일어났다”며 “차량에 타고 있던 사람들을 조사하면 내용을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 양강도 혜산시와 압록강을 사이에 두고 있는 창바이 현은 평소에도 탈북 루트로 많이 이용되는 곳으로 알려져 있다. 이곳에서는 또 북-중 간 밀수가 끊이지 않아 국경을 넘나드는 이권 다툼에 의한 보복 살해 등 인명 사고가 계속 일어나 중국 당국이 병력을 동원해 국경 단속을 강화하고 있다.
또 다른 소식통은 “2010년 6월 랴오닝(遼寧) 성 단둥(丹東)에서도 중국인 밀무역업자 3명이 북한 경비병의 총격을 받고 사망한 사건이 일어났다”며 “이번에 총을 쏜 사람들이 국경을 넘어온 북한 군인들이 아니라 국경 건너편에 있던 군인들이고, 총탄을 맞은 사람이 밀수꾼이라는 얘기도 들었다”고 전했다.
이번의 차량 총격 사건은 북한 정찰총국 소속 해외 암살 및 납치 공작조가 지린 성 옌볜(延邊)조선족자치주에서 한국인을 납치해 북한으로 끌고 가려다 중국 당국에 체포됐다는 소식이 알려진 직후 알려졌다. 정찰총국 요원들의 납치 시도는 북한 내 충성 경쟁에서 비롯된 것으로 전해졌으며, 이들이 중국 당국에 붙잡힌 것은 중국이 더이상 이들의 활동을 좌시하지 않겠다는 의중을 내비친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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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사건은 또 지난해 12월 말부터 중국 측의 국경 경비가 강화된 이후에 발생했다. 당시 중국은 북-중 변경지역에 철책을 더 단단히 두르고 마을 경보 체제를 도입하는 등 경계를 강화해 왔다. 당시에는 지린 성 허룽(和龍)에서 국경을 넘어온 북한 군인이 민가에 침입해 조선족 교포 부부 4명을 살해한 사건이 일어났다. 중국 외교부는 북한 측에 해명과 보상을 요구했다. 이런 전례로 볼 때 이번 사건 역시 북-중 외교 문제로 비화돼 한 단계 높은 대책을 요구하는 수순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소식통들이 분석했다.
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