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경제규모 대비 가계부채가 신흥국 가운데 최고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15일 국제결제은행(BIS)이 선진 12개국과 신흥 14개국의 가계부채 현황을 파악한 결과 한국의 가계부채는 지난해 말 현재 국내총생산(GDP)의 84%로 조사 대상 신흥국 평균(30%)을 훨씬 웃돌았다. 신흥국 중에는 태국과 말레이시아(이상 69%), 홍콩(66%) 등이 가계부채 규모가 큰 편이었다. 한국의 가계부채 비율은 스위스(120%), 호주(119%) 등 일부 선진국보다는 낮았지만 12개 선진국 평균치(73%)보다는 높은 수준이었다.
2007년과 지난해를 비교하면 한국의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7년 전보다 12%포인트 높아졌다. 같은 기간 선진국들의 가계부채 비율이 7%포인트 감소한 것과 대조적이다. 미국 영국 등 선진국들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허리띠를 졸라매며 가계빚을 줄여나갔지만 한국은 부동산 경기와 내수 부양에 힘을 쓰면서 가계부채가 증가 추세를 보인 결과로 풀이된다. 전세금 등 주거비용이 상대적으로 높은 것도 가계부채 규모가 다른 나라에 비해 큰 요인으로 분석된다.
이들 다중 채무자 가운데 가처분소득 대비 채무상환액의 비율이 40%를 넘는 한계가구의 비중은 2013년 말 현재 73.4%나 됐다.
유재동기자 jarret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