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 거부는 초가삼간 태우는 격”… 안철수의 재신임 취소요구 일축
文 대신 의사봉 잡은 주승용 새정치민주연합 주승용 최고위원이 14일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재신임 카드’를 접지 않은 문재인 대표가 2월 취임 이후 처음으로 불참했기 때문이다. 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가 14일 안철수 의원을 이같이 비판했다. 이날 저녁 페이스북에 올린 ‘안철수 전 대표께 드리는 답글’에서다. 전날 안 의원이 ‘문 대표에게 드리는 글’에서 밝힌 중앙위원회(16일) 무기한 연기와 재신임 여론조사 중단 요구를 거부했다.
문 대표는 안 의원에게 “나와 박(원순 서울)시장, 안 전 대표 등 새로운 정치의 기대를 받는 사람들이 함께 힘을 모으고 앞장서야 제대로 혁신을 해낼 수 있다”며 “이번 중앙위 이후에 함께 해나가자. ‘지역별 전 당원 혁신토론회’도 그때 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방점은 안 의원의 요구 사항을 거부하는 데 찍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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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표는 이 글을 비서진의 도움 없이 직접 종이에 썼다고 한다. 문 대표 측은 문 대표가 쓴 원본도 공개했다. 진정성을 강조하려는 의도가 엿보인다. 안 의원은 15일 기자간담회를 열어 문 대표의 답장에 대한 소회를 밝힐 예정이다.
하지만 문 대표는 이날 오전 최고위원회의에 불참했다. 올해 2월 대표에 취임한 뒤 처음이다. 문 대표가 빠진 상황에서 최고위원들은 서로 얼굴을 붉히며 설전을 벌였다. 주승용 최고위원은 “모든 당내 문제는 일단 국감 뒤로 미루자”며 16일 중앙위 개최 연기를 요구하자 전병헌 최고위원은 “비상식적인 지도부 흔들기가 계속되고 있다”고 받아쳤다. 오영식 최고위원은 ‘재신임은 유신’ 발언을 한 이종걸 원내대표에게 사과하라고 압박하기도 했다. 지리멸렬한 야당의 ‘생얼’을 보여줬다는 비판이 나왔다.
황형준 constant25@donga.com·한상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