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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5위와 3시간 2분 접전… 정현의 희망가

입력 | 2015-09-05 03:00:00

US오픈 2회전 바브링카에 졌지만 3세트 모두 타이브레이크 잘싸워
상대 실책 많았지만 서브서 밀려




정현(19)과의 경기를 앞두고 스탄 바브링카(스위스)의 용품 계약사인 요넥스를 통해 정현에 대한 바브링카의 평가를 들었다. 바브링카는 그저 “잘 모르는 선수다. 어리고 재주가 있지 않을까”라고 평했다. 세계 랭킹 5위인 바브링카의 눈에 비친 세계 69위의 10대 선수는 그저 낯선 존재였다.

하지만 4일 미국 뉴욕에서 열린 시즌 마지막 메이저 테니스대회인 US오픈 2회전을 마친 뒤 바브링카는 “(정현은) 정말 좋은 선수다. 메이저 대회 우승까지 바라볼 만한 기량을 갖췄다. 힘든 경기에서 이겨 기쁘다”고 말했다.

이날 정현은 매 세트 타이브레이크까지 가는 3시간 2분의 접전 끝에 바브링카에 0-3(6-7<2-7>. 6-7(4-7>, 6-7<6-8>)으로 패해 3회전 진출에 실패했다. 1만 명이 넘는 관중 앞에서 처음 경기를 치른 정현은 한국 선수로는 7년 만에 메이저 대회 본선 진출권을 따낸 상승세를 몰아 ‘대어 사냥’에 나섰지만 고비를 넘지 못했다. 바브링카가 자신보다 27개나 많은 66개의 실책을 쏟아낸 것을 감안하면 충분히 해볼 만한 경기였다. 평소 약점으로 지적된 서브가 문제였다. 정현은 서브에이스 3개를 기록한 반면 바브링카는 26개를 낚으며 분위기를 주도했다.

체력 보완도 과제로 지적된다. 정현은 3세트에서 두 차례 다리 근육 통증으로 마사지를 받았고, 막판에 서브 스피드가 떨어지는 약점을 드러냈다. 현장을 지켜본 주원홍 대한테니스협회장은 “상대의 강한 리턴에 맞서 정현이 더 강하게 서브를 넣으려다 첫 서브 성공률이 떨어져 경기를 어렵게 풀어 갔다. 주눅 들지 않고 대범하게 경기를 풀어 가는 운영은 칭찬할 만하다”고 말했다. 정현의 첫 서브 성공률은 50%였다.

정현이 지난해 호주오픈과 올 프랑스오픈에서 우승한 바브링카를 상대로 당당히 맞붙었다는 점은 큰 수확이다. 정현은 “코트에서 모든 에너지를 쏟아붓고, 세트마다 1시간 이상의 경기 시간으로 버티겠다는 두 가지 목표를 이뤘다. 강호에게 쉽게 무너지지 않아 자신감을 얻었다”고 말했다.

이번 대회 복식에도 출전하는 정현은 귀국 후 아시아 지역 투어 대회에 출전한 뒤 11월에는 지난해 아시아경기 우승으로 4주간의 훈련소 입소교육을 받고 병역 면제 혜택을 받는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