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산가족 매년 4000여명 세상 떠나
1일 서울 중구 대한적십자사에서 직원과 자원봉사자 100여 명이 생존 이산가족에게 전화를 걸어 북한에 있는 가족에 대한 생사 확인 및 상봉 의사를 물어보고 있다. 적십자사는 현재 생존한 이산가족이 6만6292명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김재명 기자 base@donga.com
정부의 이 같은 방침은 70대 이상이 81.6%를 차지하는 고령의 이산가족들이 하루빨리 헤어진 가족을 만나려면 상봉에 속도를 내야 한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박근혜 대통령이 1일 국무회의에서 “이산가족 만남을 시작으로 남북의 이산가족들이 교류할 통로를 활짝 열어가야 할 것”이라고 말한 것도 이 때문이다.
10월로 예상되는 상봉행사부터 남북 각 100명씩 만나던 참여 인원을 200명씩으로 늘리자고 제안할지도 주목된다. 2006년 금강산에서 열린 14차 상봉에서 남북 이산가족이 200명씩 만난 적이 있다.
정부는 한 달에 1000명 정도의 이산가족 생사 확인이 가능하다는 판단에 따라 북한이 상봉 정례화에 합의하면 상봉자 수를 최대한 늘리겠다는 계획이다. 이 경우 고향 방문과 성묘를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보고 있다.
대한적십자사는 이산가족 6만6000여 명에게 전면 생사 확인을 위한 남북 명단교환에 동의하는지를 확인하기 위한 생사확인추진센터를 1일 서울 중구 적십자사에 설치했다. 적십자사는 이 작업에 한 달 정도가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새누리당 김재원 의원이 적십자사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15년간 매년 평균 4227명의 이산가족이 세상을 떠났다. 하루 평균 12명이 사망해 신청자 12만9698명 중 절반에 가까운 6만3406명이 사망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70대 이상의 고령 이산가족은 10년 이내에 대부분 사망하고 이산가족 전체도 25년 안에 거의 사망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따라 생존한 이산가족이 생애 한 번이라도 상봉하려면 최소 상봉인원이 매년 6000명 이상이 돼야 한다고 밝혔다.
윤완준 zeitung@donga.com·차길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