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목사’ 별명 서울 한남제일교회 오창우 담임목사
《 “교회 일과 동네일은 다르지 않습니다. 교회 때문에 동네 땅값 올라 고맙다는 얘기도 한번 들었으면 좋겠습니다. 하하.” 서울 용산구 이태원로 한남제일교회 오창우 담임목사(61)의 말이다. 최근 7년 만의 안식월 중 쉽지 않게 만난 그는 어느새 붙은 ‘동네목사’라는 수식어에 대해 “얼마나 근사하냐”고 되물었다. 》
자랑스러운 동네목사를 꿈꾸는 오창우 목사. 요즘 그의 기도 제목은 ‘하나님 말씀으로 살아가는 복음적 교회와 연합, 일치를 위해 노력하는 교회가 되자’는 것이다.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지난 30년 동안 동네일이라면 발이 부르트도록 쫓아다닌 그의 발품도 또 다른 이유다. 그는 지역과 관련한 여러 직함을 갖고 있다. 용산구 공유위원장이 그중 하나다. “마을공동체 차원을 넘어 더 큰 지역의 복지를 위한 기구입니다. 지역의 누군가가 누구에게 일방적으로 무엇을 베푸는 것이 아니라 공간과 재능, 자원을 제대로 공유하며 서로 돕자는 취지죠.”
교목(校牧)으로 일하던 젊은 시절 경험이 동네목회의 씨앗이 됐다. 교목은 가만히 있으면 하루 종일 외톨이가 될 수도 있는 자리였다. 하지만 먼저 다가서는 순간, 교사와 학생들이 친구가 되고 조카가 됐다는 것이 그의 얘기다.
그는 동네목회도 다를 게 없다고 강조했다. “지역의 공무원과 회사 직원 모두 함께 사는 이웃입니다. 아이들을 위해 지역의 패밀리레스토랑 ‘아웃백’과 하얏트호텔 같은 곳에도 자주 찾아갔어요. 대부분 흔쾌히 음식을 나눠주고 일손을 빌려 주더군요. 하얏트호텔 주방팀은 몇 년째 요리 솜씨를 기부하고 있어요. 살 만한 세상 아닙니까?”
젊은 시절 ‘큰 교회, 큰 목회’에 대한 욕망은 없었을까. “30대 초반인데 대형교회로 가는 친구들을 보며 왜 그런 생각이 없었겠어요? 그런데 어느 날 아내가 ‘당신은 동네목사가 아주 잘 어울리고 행복해 보인다’고 하더군요. 그 한마디로 여기까지 온 것 같아요.(웃음)”
그가 추구하는 동네목회의 키워드는 친구였다. “목회자들이 ‘섬긴다’는 말을 자주 하지만 쉽게 하면 안 돼요. 건물과 돈, 힘으로 할 수 있는 게 아닙니다. 정말 섬기는 것은 친구가 되고 일손을 보태고 위로의 말을 건네는 거죠. 교회가 돈과 힘이 있어야만 좋은 일을 할 수 있다면 정부나 기업과 다를 게 없죠.”
김갑식 기자 dunanworl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