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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아암 환자 돕기 열정, 비행기를 끌어 움직이다

입력 | 2015-08-27 03:00:00

양양공항 B737기… 27개팀 675명 참가




26일 강원 양양국제공항에서 열린 ‘소아암 어린이 돕기 2015 비행기 끌기 대회’에서 일반인 참가자들이 힘을 합쳐 비행기를 끌고 있다. 강원도 제공

“영차! 영차!” “와! 움직인다.”

기운 찬 소리와 함께 25명이 힘을 내자 꼼짝도 안 할 것 같았던 대형 비행기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26일 오후 강원 양양국제공항 계류장에서 열린 ‘비행기 끌기 대회’ 현장. 소아암 어린이를 돕기 위한 비행기 끌기 대회는 미국과 캐나다, 호주 등 세계 각국에서 수차례 열렸지만 국내에선 처음이다. (사)재미있는재단이 소아암 환자를 돕고 기부 문화 확산을 위해 주최했다.

이날 대회에는 강원도와 강원도의회, 양양군, 강원랜드 등 27개 팀이 참가해 힘을 겨뤘다. 무게 79t의 B737-800 비행기를 끌고 3m 구간을 가장 빨리 통과하는 팀이 우승하는 방식이다. 최문순 강원지사와 김시성 강원도의회 의장은 축하 공연을 한 은평소년소녀합창단 어린이들과 팀을 이뤄 참가했다. 또 남경필 경기지사와 이이재 황영철 우상호 조정식 의원 등 여야 국회의원들도 정치인팀으로 참가했다.

대부분의 팀이 10초 이내 기록으로 비행기를 끄는 데 성공했다. 이 가운데 6.13초를 기록한 평창 알펜시아리조트팀이 6.19초의 8군단 장병들을 간발의 차로 제치고 우승을 차지했다. 이날 참가자들이 낸 성금은 우승팀 이름으로 소아암 환자를 돕는 데 사용된다. 이날 이스타항공은 비행기를, 한국공항공사는 장소를 제공했다.

이 대회를 위해 구성된 ‘2015 비행기 끌기 대회 추진위원회’의 정운찬 위원장(전 국무총리)은 “나 혼자서는 비행기를 끌 수 없지만 여러 사람이 마음을 모아 힘을 낼 때 비로소 비행기는 움직인다”며 “우리들의 따뜻한 손길과 마음이 소아암을 겪고 있는 환아들과 가정, 나아가 우리 사회를 아름답게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양양=이인모 기자 im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