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아티스트 첫 베토벤 피아노 트리오 전곡 앨범 발매 첼리스트 양성원
첼리스트 양성원 연세대 교수는 첼로의 대가였던 바흐와 베토벤에 대해 “바흐는 음 하나마다 뜻과 이미지가 있는 한자와 같다면 베토벤은 한글처럼 전체가 하나의 흐름 속에 있다”고 말했다. 신원건 기자 laputa@donga.com
첼리스트 양성원 연세대 교수(48)가 이번엔 베토벤 피아노 트리오 전곡을 갖고 왔다. 그가 이끄는 ‘트리오 오원’(피아노 에마뉘엘 스트로세, 바이올린 올리비에 샤를리에)이 연주한다. ‘오원’이라는 이름은 조선 말기 화가 장승업의 호 오원(吾園)에서 따온 것.
9월 3일 전곡을 녹음한 4장짜리 CD와 2장짜리 DVD가 출시된다. 트리오 7곡에 카카두 변주곡과 베토벤이 자신의 7중주를 직접 3중주로 편곡한 곡이 보너스로 들어가 있다. 한국 아티스트가 베토벤 피아노 트리오 전곡 앨범을 발매한 건 처음이다. 이어 8, 9일 세종문화회관, 10, 12일 경기 안양 평촌아트홀, 14, 15일 부산 영화의전당에서 공연을 갖는다.
조선 후기 화가 장승업의 호를 따 이름을 지은 ‘트리오 오원’. 세종문화회관 제공
양 교수는 이번에 베토벤 트리오에 이어 12월에는 베토벤 첼로 소나타와 변주곡 전곡을 연주할 예정이다. 그는 올해 이렇게 베토벤에 열중하는 이유를 물었다.
“베토벤은 피아니스트였지만 그 시대 작곡가 중 누구보다 첼로를 중시했습니다. 특히 후기 트리오로 오면 더욱 도드라집니다. 베토벤은 첼로를 피아노나 바이올린의 반열에 올려놓은 작곡가였어요.”
트리오 오원은 양성원이 파리고등음악원 재학 시절 인연을 맺었던 연주자들과 만들었다. 그는 “임권택 감독의 영화 ‘취화선’이 프랑스에서도 잘 알려져 오원이란 이름을 제안했더니 ‘특색이 있다’며 좋아했다”고 말했다.
양 교수는 내년엔 현대 곡에 힘을 쏟아 뒤티외 협주곡, 로랑 프티지라르 협주곡, 메시앙 ‘시간의 종말을 위한 4중주’ 등을 연주할 예정이다.
서정보 기자 suhcho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