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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분석]30년만에 신기술 들고… 인텔, D램시장 귀환

입력 | 2015-08-24 03:00:00

메모리 분야 1-2위 삼성 - SK 긴장




브라이언 크러재니치 인텔 최고경영자(오른쪽)가 18일(현지 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인텔개발자포럼에서 롭 크루크 수석부사장과 함께 3D체크포인트 기술을 적용한 제품을 시연하고 있다. 인텔 제공

세계 최대(매출 기준) 반도체 제조업체인 미국 인텔이 한국 기업들이 장악하고 있는 D램 시장에 다시 뛰어들었다. 1985년 손을 뗀 이후 30년 만이다.

인텔은 이달 18일(현지 시간)부터 사흘간 미국 샌프란시스코 모스콘센터에서 열린 인텔개발자포럼(IDF) 2015에서 마이크론과 공동으로 개발한 새로운 메모리반도체 기술 ‘3D(차원)체크포인트’를 이용한 제품들을 공개했다. 지난달 29일 새 기술을 처음 공개한 지 불과 한 달도 안 돼 시제품까지 내놓는 빠른 행보다.

메모리반도체 종류는 크게 D램과 낸드플래시 두 가지로 나뉜다. D램은 일시적으로 데이터를 저장하는 ‘작업용’이다. 낸드플래시는 반영구적으로 저장이 가능한 ‘보관용’이다. 3D체크포인트는 낸드플래시와 같이 전원을 꺼도 데이터가 저장되는 비휘발성 메모리 기술이지만 D램 대체재로도 쓸 수 있다는 게 인텔 측 설명이다. 실제로 인텔은 이 기술을 적용해 D램 대신 쓸 수 있는 서버용 메모리 모듈과 낸드플래시를 대체해 만든 저장장치(SSD)를 IDF에서 동시에 공개했다.

3D체크포인트를 이용한 메모리 모듈은 이론적으로는 기존 D램에 비해 최대 10배로 용량을 늘릴 수 있다. 하지만 지난달 이 기술이 처음 공개될 때까지만 해도 “실제 제품으로 구현하려면 오랜 시일이 걸릴 것”이라는 평가가 대부분이었다. 인텔은 20여 일 만에 시제품을 내놓으면서 이런 평가를 보기 좋게 깼다.

인텔이 D램 시장에 다시 뛰어든 이유는 뭘까. 국내외 전자업계에서는 인텔이 서버용 중앙처리장치(CPU) 시장 패권을 이용해 사물인터넷(IoT), 클라우드컴퓨팅 등으로 인해 폭발적인 성장이 예상되는 서버용 D램 시장을 노리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실제로 서버용 D램 분야는 침체된 메모리 시장 속에서 ‘나 홀로 성장세’를 구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IHS에 따르면 세계 D램 시장 규모는 올해 486억 달러(약 57조8340억 원)로 정점을 찍은 후 2019년까지 제자리걸음이 예상된다. 반면 서버용 D램 시장은 같은 기간 80억 달러에서 134억 달러로 연평균 13%가 넘는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원가 경쟁력이나 기술력 차이를 봤을 때 인텔이 당분간 한국 기업들을 위협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D램 미세공정 기술력은 경쟁사들과 2, 3년의 기술 격차를 보이고 있다. 삼성전자가 15조 원을 투자해 평택 반도체 공장을 새로 짓고 SK하이닉스가 46조 원을 들여 기존 공장을 증설하는 등 꾸준한 투자로 후발 주자와의 격차 유지가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황태호 기자 tae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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