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해 독일마을… 대구 近代골목… 걷다보면 얘기꽃 활짝
독일식 건축물이 만드는 이국적 풍경으로 관광객들에게 인기가 많은 경남 남해 독일마을. 동아일보DB
그래서 ‘여행 전문가’에게 직접 물었습니다.
“휴양지나 온천처럼 식상한 곳은 싫어하세요. 그렇다고 젊은 사람들 다니는 배낭여행을 가자니 힘들어하실 것 같습니다. 도대체 부모님을 만족시켜 드릴 만한 국내외 여행지는 어디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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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근대골목 ‘골목투어’에 참가한 관광객들이 의료선교박물관을 둘러보고 있다. 대구 중구 제공
경남 남해 독일마을은 1960년대 가족과 나라를 위해 먼 타국으로 떠났던 교포들이 돌아와 꾸린 작은 마을입니다. 남해 바다를 배경으로 독일식 건축물들이 자리 잡고 있어 이국적 풍경이 인상적입니다. 독일마을 파독전시관에는 당시를 추억할 수 있는 물건들도 전시돼 있습니다. 대구 근대골목도 아직 옛 방식대로 약재를 만드는 ‘약전골목’ 등 1000여 개의 골목이 옛 모습을 고스란히 간직한 채 뒤엉켜 있어 관광객들에게 많은 볼거리를 제공합니다.
동아일보 조성하 여행전문기자는 국내는 전북 전주, 해외는 캐나다 앨버타 주 밴프를 꼽았습니다. 전주는 실제 조 기자가 어머니의 칠순잔치 때 29인승 리무진버스를 빌려 가족과 친척·친구를 모시고 1박 2일로 여행을 다녀온 곳입니다. 칠순잔치를 평범하게 호텔 식당에서 한 끼 식사로 끝내고 싶지 않아 여행을 택했고 전주전통문화센터 공연, 전주한정식, 고풍스러운 한옥에서 보내는 저녁 등으로 시간을 보냈다고 합니다. 조 기자는 “전주는 멋과 맛, 풍류가 있는 곳이며 한번 전주를 찾은 사람은 다시 찾게 되는 곳”이라고 말했습니다.
밴프는 캐나다 로키(산맥)를 아우르는 앨버타 주의 대표 도시입니다. 밴프 국립공원은 자연풍광이 아름답기로 이름나 있고, 밴프 타운 언덕 중턱의 핫스프링 온천은 남녀노소를 떠나 누구라도 반할 수밖에 없는 곳이라고 합니다.
한국여행작가협회 회장, 한국관광공사 ‘추천 가 볼 만한 곳’ 선정위원 등을 지낸 유연태 여행 작가는 일본을 추천했습니다. 유 작가는 “올해 매달 일본을 찾고 있는데 노약자, 장애인을 위한 편의시설이 잘 갖춰져 있고 함께 걸으며 이야기를 나누기 매력적인 요소가 많은 곳”이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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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전문가들에게 추천을 받고 나니 답답했던 속은 뻥 뚫렸지만 한 가지 단어가 마음에 걸렸습니다. 바로 ‘대화’입니다. 세 전문가 모두 장소를 추천하면서 “이곳에는 부모님과 나눌 대화거리가 많다”고 말했습니다. 어른들이 뻔한 휴양지에서 쉬다 오는 것이 “싫다”고 하시는 이유는 여행을 가서도 대화를 나누지 못하게 되는 것이 걱정되기 때문 아닐까요.
서동일 기자 d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