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호 새누리당 최고위원(재선·경남 김해시을)이 3일 내년 4월 치러지는 20대 총선 불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다만 정계 은퇴는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대권 행보와 관련된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서는 “정치적 계산이 없다. 미래에 걸맞은 시각과 깊이를 갖췄을 때 돌아오겠다”고 밝혔다.
김태호 최고위원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다음 총선에 출마하지 않겠다”면서 “저를 믿고 저를 뽑아주신 시민 여러분들께 용서받기 어려운 결정인 줄 알지만 이 선택이 그 은혜를 저버리지 않는 마지막 양심이자 보루라는 생각을 했다”고 밝혔다.
김태호 최고위원은 “초심은 사라지고 국민의 목소리를 들을 귀가 닫히고 내 말만 하려고 하고 판단력이 흐려지고 언어가 과격해지고 말은 국민을 위한다지만 그 생각의 깊이는 현저히 얕아졌다”며 “겉으로는 화려하지만 속은 텅비어가고 있음을 고백하지 않을 수 없다”고 불출마 배경을 설명했다.
김태호 최고위원은 “해맑음을 잃지 않는 우리 아이들의 눈망울을 보면서 지금은 정말 힘들지만 조국의 미래는 밝다고 생각한다”며 “그 미래에 어울리는 실력과 깊이를 갖춘 김태호로 다시 설 수 있도록 열심히 공부해 보겠다”고 덧붙였다.
다만 김 최고위원은 20대 총선 불출마와는 별개로 정계를 은퇴할 생각은 없음을 명확히 했다.
김 최고위원은 기자회견 후 취재진을 만나 “정계 은퇴는 아니지 않냐”는 물음에 “그렇다”라며 “더 공부해보겠다는 뜻이고 지금 이 순간 나 자신 부터 바뀌지 않으면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결론에 도달했다”고 답했다.
그는 “저를 지지하는 많은 분들이 주변에서 많은 문제점을 지적했고 더 실력과 깊이를 갖춰야 된다는 조언이 많았다”며 “제가 정치를 하면서 정치적 고려 없이 결단을 한 건 이번이 처음”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일각에서 이번 불출마 선언이 대권을 위한 기획 행보라는 지적과 관련해서는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김 최고위원은 이와 관련된 질문에 “제 자신의 실력과 깊이 없이는 아무 것도 할 수 없다”며 “나부터 바뀌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결론에서 시작됐기 때문에 그런 고려도 없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이번 불출마 결정에 대해 당 내 인사와 전혀 상의하지 않았다며 “이번 결정은 정치를 시작한 이후 처음으로 정치적 고려 없이 결단을 내렸다”고 밝혔다.
또한 유승민 전 원내대표의 사퇴와 관련이 있느냐는 질문에 “그렇게 관련지을 필요는 없는 것 같다”고 부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