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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격호, 두 아들 사이 모호한 행보

입력 | 2015-07-31 03:00:00

7월 중순엔 한국 임원들도 해임 지시… 신동빈 日롯데 대표선임 시기와 비슷
롯데측 “사실상 감금 상태서 서명”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사진)이 일본 롯데홀딩스뿐 아니라 한국 롯데그룹의 임원 3, 4명의 해임을 지시했다가 무산된 적이 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해임 임원 명단에는 황각규 롯데그룹 정책본부 운영실장(사장) 등 차남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최측근들이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

30일 롯데그룹 계열사의 한 고위 관계자는 “이달 중순경 신 총괄회장이 한국롯데의 주요 계열사 대표 3, 4명에 대해 해임하라는 지시를 내린 적이 있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신 총괄회장이 해임 지시를 내린 시기는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으나 신동빈 회장이 일본 롯데홀딩스 대표이사로 선임된 시기와 비슷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관계자는 “해임 지시는 신 총괄회장이 문서(지시서)에 직접 사인을 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진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신 총괄회장이 해임 지시를 하는 과정에 장남인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이 관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관계자는 “1월부터 이어진 신 전 부회장의 해임건 등에 대해 ‘문제가 있다’는 보고가 신 총괄회장 측으로 들어갔고, 이에 대해 신 총괄회장이 문책성으로 ‘신동빈의 사람’으로 불리는 한국롯데 임원들의 해임을 결정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롯데그룹 측은 “신동주 전 부회장 등이 신 총괄회장을 사실상 감금하는 등 계열사 대표들의 보고를 막았다”며 “신 총괄회장의 판단력이 흐려진 상태에서 한국 임원에 대한 해임 지시서를 작성시켰다”고 해명했다. 해임 임원 명단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진 황각규 롯데 사장은 30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누군가가 작정을 하고 나를 거론하려는 의도 같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신 전 부회장은 KBS와 단독 인터뷰를 갖고 신 총괄회장이 직접 작성했다며 신동빈 회장 등 일본 롯데홀딩스 이사진을 해임하고 신 전 부회장을 다시 일본 롯데홀딩스 사장에 임명한다는 지시서 2장을 공개했다. 신 전 부회장은 “이들 지시서는 신 총괄회장이 일본으로 떠나기 전날(26일)에 작성한 것”이라며 “‘(장남의) 쿠데타’라는 표현을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롯데그룹 측은 “일본 롯데홀딩스의 임원 인사는 이사회의 의결 등 상법상의 절차가 필요하다”며 “해임 지시만으로는 효력이 없다”고 밝혔다.

김범석 bsism@donga.com·손가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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