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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휴가? 부·울·경!]“자∼떠나자, 고래 찾으러” 장생포 앞바다 고래 관광 인기

입력 | 2015-07-30 03:00:00

울산 고래바다 여행선




울산 앞바다를 힘차게 헤엄치는 고래 떼. 동아일보DB

“자∼ 떠나자. 고래 찾으러.” 울산 남구 장생포항을 기점으로 운항하는 ‘고래바다 여행선’(550t급·052-226-1900, 1)이 여름 관광 상품으로 인기를 모으고 있다.

고래바다 여행선 명칭은 조선시대 인문지리서인 신증동국여지승람에서 따왔다. 이 책에는 울산 앞바다에 고래가 많아 ‘경해(鯨海·고래바다)’로 불린다는 대목이 있다. 장생포는 러시아 포경회사가 1899년 태평양에서 잡은 고래를 해체하며 포경기지로 자리 잡았다.

고래바다 여행선이 운항을 시작한 것은 2013년 4월. 울산 남구가 제주와 경남 남해를 오가던 크루즈선(미르호)을 66억 원에 매입해 운항을 시작했다. 승선 인원은 399명. 공연 무대와 뷔페식당, 레스토랑 등 편의시설을 갖췄다. 일주일에 6차례(수·목요일 오전 10시, 토요일 오후 1·7시, 일요일 오전 10시·오후 2시 반) 운항한다. 한 달 전 예약이 끝날 정도다.

23일 오전에는 장생포 남동쪽 7마일 해상에서 참돌고래 떼 2000여 마리가 발견됐다. 고래 떼는 55분간 고래바다 여행선 주위를 맴돌며 장관을 연출했다. 올해 고래 떼가 발견된 것은 일곱 번째다. 토요일 오후 7∼9시까지는 야간운항도 한다. 울산석유화학공단의 야경을 보며 선상파티도 할 수 있어 동문회 등 단체 관광객이 많다. 100명 이상 단체 관광객이 예약하면 맞춤 운항도 가능하다.

고래바다 여행선. 울산 남구 제공

정부는 2008년 장생포 일대 164만 m²를 고래문화특구로 지정했다. 2005년 이곳에 문을 연 고래박물관(052-256-6301)에는 길이 12.4m의 고래 뼈 등이 전시돼 있다. 박물관 옆 고래생태체험관에서는 돌고래 4마리가 ‘쇼’를 펼친다. 관광객은 유리터널 안을 거닐며 돌고래가 헤엄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고래와 대왕오징어가 결투하는 4차원(4D) 영상관도 있다. 고래박물관은 다음 달 매주 화, 목요일 오후 7시∼8시 반 ‘나이트 투어’ 프로그램을 선착순 예약제로 운영한다. 돌고래 사육사가 되어보고, 돌고래와 입맞춤을 해볼 수 있다.

최근에는 장생포 고래문화마을(052-226-0980)도 문을 열었다. 국제포경위원회(IWC)가 상업포경을 금지한 1986년 이전 번창했던 장생포의 옛 모습을 재현한 것. 마을 입구에는 한국계 회색고래(귀신고래)의 실물 모형(9∼16m)이 세워졌다. 귀신고래는 영화 ‘인디애나 존스’의 실제 인물로 알려진 고고학자 로이 앤드루스 박사(1884∼1960)가 1912년 장생포에서 두 차례 포획한 뒤 이름을 붙였다.

고래마을은 고래를 부위별로 나누는 해체장과 기름을 짜는 착유장, 고래 음식점인 고래막, 포경선 선장과 포수, 선원의 집, 고래 연구를 위해 머물렀던 앤드루스 박사의 하숙집 등 건물 23채로 꾸며졌다.

6월 개통된 울산대교를 이용하면 동구와 북구 접근이 쉽다. 울산시 관계자는 “장생포∼울산대교∼동구 대왕암공원∼북구 정자몽돌해변으로 이어지는 일정은 최상의 여름휴가 코스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재락 기자 rak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