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百 판교점 8월 21일 오픈 롯데백화점 본점보다 25% 넓어 분당-경기남부 쇼핑수요 흡수 유동인구 증가-상권 활성화 기대… 주변 공실률 줄고 임대료 상승 일각 “기존상가 고객 감소” 우려
변화는 상가 공실률에서부터 나타나고 있다. 판교역 주변 공인중개사무소들에 따르면 지난해 7월 50%에 이르던 공실률은 최근 빠르게 줄어 6월 말 현재 10% 미만으로 내려갔다. 김 씨가 입주한 건물은 지난해 12월 점포 30개 중 15개가 비어 있었지만 6월 이후 5개 점포에 임차인이 들어왔다. 올해 1월 49실 중 12실이 비어 있었던 11층 높이의 다른 상가 역시 5월부터 계약이 몰리며 지금은 점포 2곳만 비어 있다. 판교역 근처의 한 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음식점, 맥줏집을 내려고 상가를 구하는 사람들이 매일 3, 4명씩 찾아온다”고 말했다.
임대료도 뛰고 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해 2분기(4∼6월) 판교역 역세권 상가의 3.3m²당 평균 임대료는 15만9060원으로 전 분기보다 3.1% 올랐다. 같은 기간 신분당선 강남역, 정자역 역세권 임대료가 3.2%씩 떨어진 것과 비교된다. 한 공인중개사무소 대표는 “백화점이 완공돼 상권이 커지면 3.3m²당 50만 원까지 임대료를 올리겠다는 점포 주인들이 많다”고 귀띔했다.
전문가들은 판교역 상권이 분당은 물론이고 경기 남부권 신도시들의 쇼핑 수요까지 흡수하면서 상권 전체가 급성장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선종필 상가뉴스레이다 대표는 “그동안 눈에 띄는 ‘랜드마크 상가’가 없던 판교 상권에 대형 쇼핑몰 입점은 큰 호재”라며 “내년 2월 신분당선이 연장 개통하면 용인시 동백지구 등 백화점이 없는 경기 남부 신도시의 쇼핑 수요도 판교로 유입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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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각에서는 현대백화점이 기존 상가의 고객을 뺏는 역효과가 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전체 경기가 살아나지 않는다면 대형 쇼핑몰 혼자만 호황을 누리는 ‘나 홀로 상권’이 될 수 있다는 우려다. 이 때문에 술집 등 백화점과 영업시간이 겹치지 않는 업종들은 대체로 백화점 개장을 반기는 반면 잡화, 의류점 등 백화점과 업종이 중복되는 상인들은 점포를 내놓는 움직임도 있다. 소규모 식당들 역시 백화점에 국내 최대 규모(1만3860m²)의 식품매장과 푸드코트가 생긴다는 소식에 울상이다.
판교=천호성 기자 thousan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