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VO컵 우승 우리카드 김상우 감독… 구단 전폭 지원에 선수단 의욕 살아 명문팀 도약하는 초석 다져놓겠다
프로배구 우리카드 김상우 감독을 23일 경기 용인의 한 공원에서 만났다. 김 감독은 “10여 년 전 잘나가던 선수 시절에는 길거리에서도 화보 사진을 많이 찍었다. 오랜만에 사진을 찍으려 하니 어색하다”고 말했다. 용인=최혁중 기자 sajinman@donga.com
2011년 9월 김상우 감독(42)이 LIG손해보험(현 KB손해보험) 사령탑에서 계약 기간 3년을 채우지 못하고 경질되면서 했던 말이다. 그는 3년 7개월 만에 프로배구 우리카드 사령탑으로 복귀했다. 그리고 자신의 말을 지켰다. 팀을 창단 후 첫 KOVO컵 정상에 오르게 하며 ‘혼신의 힘을 다해 보답’한 것.
23일 만난 그는 “우승으로 선수들이 ‘하면 된다’는 자신감이 생긴 것이 큰 수확”이라고 말했다. 지난 시즌 우리카드는 V리그에서 단 3승만 올리며 패배의식에 젖어 있었다. 그는 “올해부터 구단에서 전폭적으로 지원해 줘 선수들이 ‘훈련할 맛이 난다’고 말한다. 나는 선수들에게 적절한 동기부여를 해줬고 선수들이 잘 따라와 줬다”고 말했다.
그는 김세진 OK저축은행 감독, 최태웅 현대캐피탈 감독과 함께 삼성화재 출신이다. 그는 “다들 팀에서 친하게 지냈던 동료들이다. 김세진 감독과 많이 비교하는데 비교 자체가 나에게는 영광이다. 난 아직 감독으로서 이룬 것도 인지도도 별로 없다. 앞으로 비교 대상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웃었다.
KOVO컵에서 우승했지만 우리카드의 전력은 여전히 하위권이다. 김 감독은 “우리카드가 나처럼 독한 사람에게 감독직을 맡긴 것은 의미가 있다고 생각했다. 3년 동안 삼성화재 같은 명문 팀까지는 아닐지라도 도약할 수 있는 단단한 초석을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길에서 그를 알아본 한 팬이 “우리카드가 전과 달리 끈끈해진 것 같아요. 우승 축하해요”라고 말했다. 그는 “이제 시작입니다”라며 웃었다. 김 감독의 우리카드는 지금부터가 시작이다.
용인=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