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하위권 3명 중 1명 ‘내신 뒤집기’ 최근 4년간 졸업생 49만명 분석
많은 고교생이 1학년 내신 성적이 3년 내내 이어진다고 생각하지만 입시정보업체 진학사와 함께 실제 고교 등급 변화 추이를 보니 역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1학년 내신 성적이 중하위권이더라도 포기하지 말고 기본기부터 다지는 지혜가 필요하다. 동아일보DB
그러나 고교생들의 3년 치 내신성적 추이를 분석해보니 고교 3년 동안 내신 등급의 변화 폭이 상당히 큰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3명 중 한 명은 1학년 때 5등급대 이하였던 내신이 3학년에는 수도권 대학 지원이 가능한 4등급 이상으로 도약한 것으로 조사됐다.
입시정보기관 진학사가 2011∼2014년에 대입 모의지원 시스템에 3년 치(2009∼2011년, 2010∼2012년, 2011∼2013년, 2012∼2014년) 학생부 성적을 입력한 고교 졸업생 49만35명을 대상으로 재학 중 내신성적 변화를 분석한 결과, 고1 때 내신성적이 5∼8등급대였던 학생 중 30%가 고3 때 내신성적을 1∼4등급대로 끌어올렸다.
내신 평균 4등급대 이상이면 학생부 교과전형을 통해 수도권 대학 입학이 가능한 만큼 1학년 성적만 보고 대입을 지레 포기하기에는 이르다. 지난해 입시 결과를 기준으로 인문계인 대진대 법학과에 학생부 교과전형으로 입학한 신입생들의 내신 평균은 4.7등급, 자연계인 경기대 수원캠퍼스 토목공학과의 경우 평균 4.4등급이었다. 내신평균 3등급 이상이면 인문계에서는 명지대(서울·아동학과 기준 3.38등급), 자연계에서는 세종대(건설환경공학 기준 3.2등급) 등 이른바 ‘인서울 대학’도 노려볼 수 있다.
고교 1학년 내신이 안 좋았지만 3학년 들어 역전에 성공한 학생들은 하나같이 “뒤처진 것을 인정하고 공부의 기본기부터 다시 다져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올해 단국대 무역학과에 학생부종합전형을 통해 입학한 고태림 씨(19)는 고교 1학년 국어, 영어, 수학 내신등급이 각 4, 4, 6등급대였지만 3학년 들어 이를 2, 1, 1등급대로 뒤집은 사례. 고 씨는 “2학년 때 1학년 EBS 참고서를 정독하면서 부족한 기본기 때문에 성적이 떨어지는 악순환의 고리를 끊었다”고 말했다. 1학년 성적이 안 좋아 불리할 수 있다는 생각과는 달리, 성적을 만회하면서 역경을 극복한 스토리는 학생부종합전형에서 오히려 플러스 요인이었다.
1학년 국영수 내신이 각 7, 5, 5등급대였지만 이를 3학년 때 모두 1등급대로 만들어 인제대 의대에 진학한 서원석 씨(23)도 “기본적인 영어 단어부터 하루에 100개 정도 외우면서 공부를 새롭게 시작했다”면서 “수학도 기본개념부터 다시 보면서 공부에 대한 기초체력을 키웠던 것이 주효했다”라고 말했다. 낮은 내신 등급을 보면서 낙심하거나 좌절하기보다는 다른 학생들과 공부를 나란히 할 기본기부터 만들어놓는 것이 내신 역전의 발판이었다는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