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막 20주년 맞은 뮤지컬 ‘명성황후’ 제작 윤호진 대표
16일 만난 윤호진 에이콤 인터내셔날 대표(위 사진)는 “20년간 진화해 온 뮤지컬 명성황후가 푸치니 오페라처럼 100년 넘게 사랑받는 작품이 됐으면 좋겠다”며 웃었다. 일본에 의해 억울한 죽임을 당한 명성황후가 혼백이 돼 피날레곡 ‘백성이여, 일어나라’를 부르는 2막 마지막 장면(아래 사진). 김경제 기자 kjk5873@donga.com
뮤지컬 ‘명성황후’가 올해 국내 대극장 창작 뮤지컬로는 처음으로 개막 20주년을 맞았다. 제작사 에이콤 인터내셔날에 따르면 20년간 이 작품을 관람한 유료 관객은 162만3000명. 공연 횟수만 총 1096회에 달한다.
“미국 공연 전 링컨센터의 미슈엘 극장장이 ‘링컨센터는 아무나 오는 곳이 아니다. 작품의 질을 어떻게 증명할 거냐’며 면박을 주더라고. 근데 공연 첫날 다섯 개의 박스 오피스에 늘어선 줄이 건물 밖 분수대까지 이어졌어. 뉴욕타임스 리뷰에서도 ‘명성황후는 정말 볼만한 뮤지컬’이라며 찬사가 나왔지. 이런 반응에 놀란 미슈엘이 마지막 공연 날 내게 와서 ‘내년에도 한 달 대관해 줄 테니 재공연이 가능하냐’라고 정중히 제안하더라고. 하하.”
뮤지컬 명성황후는 1대 윤석화를 비롯해 이태원, 이상은 등 20주년 기념공연까지 총 9명의 ‘조선의 국모’를 낳았다. 윤 대표는 “최고의 명성황후는 1997년부터 14년간 ‘장기집권’한 배우 이태원”이라며 “성악 전공답게 풍부한 성량으로 난도 높은 곡을 잘 소화했다”고 말했다.
20년 동안 명성황후가 스테디셀러로 자리매김한 비결은 뭘까. 윤 대표는 ‘매번 장면과 노래를 수정하며 진화한 것’을 꼽았다.
명성황후, 고종, 명성황후 호위무사 홍계훈의 삼중창 등 총 3곡을 추가했고, 고종과 명성황후의 혼례 장면에선 이만익 화백의 나비 그림이 화사한 발광다이오드(LED) 영상으로 무대에 퍼진다.
“10주년 때도 하지 않았고, 이번 20주년에도 무대 인사는 안 할 거야. 하지만 30주년에도 내가 연출하면 휠체어를 타고서라도 인사해야지. 그때가 마지막일 테니까. 하하.” 6만∼13만 원, 02-2250-5923
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