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원근 ‘책과 사회 연구소’ 대표
연구원이 아닌 실천가로 책과 사회를 연결하는 역할을 맡겠다는 백원근 ‘책과 사회 연구소’ 대표. 김윤종 기자 zozo@donga.com
사무실 에어컨이 세차게 돌아갔지만 꽤 더웠다. 백원근 ‘책과 사회 연구소’ 대표(48)가 출판계를 활성화할 방안에 대해 열정적으로 이야기한 탓이다. 백 대표는 1995년부터 한국출판연구소 책임연구원으로 활동하며 독서 실태조사 등 국내 출판 분야를 20년간 연구해 왔다. 그는 최근 연구소에서 독립한 뒤 서울 종로구 안국동에 개인 사무실을 냈다. 15일 사무실에서 그를 만났다.
“출판 산업이 많이 침체되고 나아가 읽기 문화까지 쇠퇴하는 것을 보면서 연구자로 지내기보다는 ‘실천가’로 현장에서 뛰며 무언가 해야겠다고 다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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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먹을거리는 지식산업에서 나와야 한다고 하죠. 창의력은 읽기를 통하지 않고서는 발현되지 않아요. 그런데 모바일 환경의 범람으로 개인들의 책 구매는 예전보다 훨씬 줄었습니다. 대안은 기업 등이 책을 사는, 즉 책의 사회적 수요를 높이는 겁니다.”
그는 “자주 오가는 회사 1층에 책을 비치하고 도서관을 만들면 어떻겠느냐”고 반문했다. “기업이 사원 복지를 위해 책을 대여하는 시설을 마련하면 직장인 독서율이 올라가고 사내 문화가 풍요로워질 겁니다. 기업들이 책을 구입하면 1000∼3000부가량 팔리는 책이 많아지면서 다양한 도서가 출간될 수 있죠.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지는 겁니다.”
그는 우선 출판계와 시민단체가 네트워크를 구성해 500대 기업 독서환경 조사, 도서시설을 잘 갖춘 기업 발굴, 조직 규모 대비 도서시설 운영 정도 등을 조사하고 직장에 도서실을 설치하는 운동을 전개할 계획이다. 새로운 서점 모델을 만드는 프로젝트도 준비 중이다.
“주변에 서점이 없어 책을 접할 공간 자체가 부족합니다. 세계적으로도 서점은 단순히 책을 파는 곳이 아니라 독서활동, 강연회 등이 열리는 지역의 문화공간으로 변하고 있습니다. 서울 성균관대 앞 ‘풀무질 서점’, 경기 고양시 일산 ‘알모 책방’처럼 수많은 모임을 갖고 있는 서점의 운영 및 경영 모델을 구축하고 교육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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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종 기자 zoz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