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기준 해양수산부 장관
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지난 33년간 IMO 정책이 우리나라 조선 해운 등 연관 산업에 미친 경제적 효과가 153조 원으로 추산된다. 전 세계의 해양산업계가 IMO에서 만드는 국제규범과 기준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것이다. 이 때문에 각국은 자국이 우위를 가지고 있는 기술이 IMO의 국제기준으로 채택될 수 있도록 선제적으로 나서고 있다.
일례로 배가 항해할 때 중심을 잡아주기 위해 선박 탱크에 채우는 바닷물인 선박평형수와 관련된 국제기준이 있다. 최근 외래종 유입에 따른 생태계 파괴에 대한 뉴스가 연일 나오고 있다. 해양생물의 경우에는 외래종이 국내로 유입되는 주요 경로가 바로 이 선박평형수이다. 2004년에 IMO에서는 외래 해양생물 유입에 따른 피해의 심각성을 확인하고 선박평형수 속의 생물을 제거하는 기준을 담은 ‘선박평형수 국제협약’을 제정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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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O 사무총장은 해사 안전 및 해양환경 분야의 새로운 규범을 도입할 때 선진국과 개도국 간의 이해관계를 적절히 조정하는 역할을 하는 중요한 자리이다. 우리나라는 지난 반세기 동안 최빈국에서 선진국 반열에 진입한 국가로, 임기택 사무총장이 양자 간의 가교 역할을 충실히 해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유엔 사무총장에 이어 바다의 유엔 사무총장을 배출한 우리나라가 앞으로 나아가야 할 길에 고민도 필요하다. 해수부는 IMO가 추진하는 저개발 국가들의 역량강화 사업을 적극 지원하고 개도국들에 우리의 발전 경험과 노하우를 전수하는 등 해양 강국으로서의 위상을 국제사회에서 공고히 할 것이다. 이를 위해 IMO 사무총장이 마음껏 역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정부 차원의 지원도 반드시 필요하다. 그중 하나로 런던 현지에 IMO 대표부를 조속히 설치하여 우리의 대응능력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마지막으로 온 국민이 마음을 다해 임 총장의 세계 해양 대통령 당선을 축하하며 이를 계기로 우리 젊은이들이 바다로, 세계로 진출하는 촉매제가 되기를 바란다.
유기준 해양수산부 장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