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후 부부 月225만원은 필요” 국민연금硏, 50세 이상 8411명 조사
국내 50세 이상 중·고령층들은 은퇴 후 부부가 문화생활과 가까운 친인척 경조사를 챙기는 등 어느 정도 품위 있는 생활을 하는 데 월평균 225만 원 정도(적정 생활비)가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또 이 정도가 아니라 기본적인 의식주 해결을 하는 정도로 살기 위해서는 월평균 159만9000원 정도(최소 생활비)가 필요하다고 답했다.
이는 10일 국민연금공단 국민연금연구원이 발표한 ‘2013년도 중·고령자 경제생활 및 노후준비 실태’ 결과에 따른 것이다. 2005년부터 2년마다 실시되는 이 조사는 국내 50세 이상 국민 8411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 방식으로 진행된다.
이번 조사에서는 이전보다 노후 생활에 대한 기대치가 크게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이 같은 기대 생활비가 더욱 급속히 늘어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번 조사에 처음 반영된 50대 초중반 세대(1960년대생)의 경우 이전 세대보다 훨씬 경제적으로 나은 시기에 성장했기 때문. 박기수 한양대 문화콘텐츠학과 교수는 “50세 이상 중·고령층 중 가장 풍족하게 성장했고, 문화생활도 제대로 즐긴 세대가 1960년대생들”이라며 “이 세대 구성원들이 중·고령층에 진입할수록 은퇴 뒤 기대하는 적정 생활비 액수도 계속 올라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하지만 노후 생활비에 대한 눈높이는 높아지는 반면 정작 노후에 대한 전반적인 준비는 크게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조사 대상자 중 80.4%가 노후를 대비해 경제적으로 준비하는 게 없다고 답했다. 또 기초연금 등 정부의 노후 복지 관련 정책이 마련되고 있지만 노후 대책은 결국 본인 스스로 해야 한다는 의견이 가장 많았다. 전체 조사 대상자의 63.9%가 ‘노후대책의 가장 중요한 역할자’로 ‘본인’을 꼽았다. 정부는 9.8%에 그쳐 배우자(20.7%)보다는 낮고 자녀(5.1%)보다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국내 50세 이상 중·고령층의 여가활동 중 가장 많은 것은 ‘TV 시청과 라디오 청취’로 나타났다. 다음으로는 ‘가족 및 지인과의 대화’, ‘혼자 하는 운동’, ‘목욕과 낮잠’ 순이었다.
이세형 기자 turtl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