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문명에 ‘서울’ 들어가는 고유종 숱한 시행착오… 8월 1600마리 방사
한국 고유종 금개구리. 동아일보DB
이 주무관이 털어놓은 비밀의 주인공은 등에 누런 금줄을 두른 한국 고유종 금개구리(영문명 Seoul pond frog). 과거 서울을 비롯한 한반도 서부 어디서나 흔하게 볼 수 있었던 종이다. 하지만 이제는 경기 서부나 충남 일부의 논, 늪지대에 가야 볼 수 있는 멸종위기종이 됐다. 환경오염과 도시 개발이 금개구리를 몰아낸 것이다.
서울시와 서울대공원이 바로 이 금개구리 복원에 도전한다. 정확히 말하면 재도전이다. 9일 서울시에 따르면 시와 대공원은 지난해 2월부터 ‘금개구리 복원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도심 생태계를 회복하려면 먹이사슬 중간자인 양서류 복원이 필수였기 때문이다. 영문명에 ‘서울(Seoul)’이 들어간 금개구리가 최적의 복원 후보로 선정됐다. 하지만 지난해 첫 도전은 실패했다. 금개구리 올챙이의 먹이를 제대로 공급하지 못하면서 결국 모두 폐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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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주무관은 “다른 개구리도 몇 차례 시행착오를 거친 끝에 증식에 성공했다”며 “방사 시기는 금개구리 올챙이가 성체가 되는 8월 말이 적절할 것 같다”고 말했다. 올해 서울시와 대공원이 계획한 방사 규모는 약 1600마리. 다양한 형태의 습지 환경과 먹잇감이 풍부한 구로구 궁동생태공원 연못이 유력한 방사 예정지로 꼽히고 있다. 이상철 인천대 생물학과 선임연구원은 “생태계 ‘미드필더’인 금개구리 복원의 성공 여부는 서울 도심 생태의 건강성을 측정하는 중요한 지표가 될 것이다”고 전망했다.
이철호 기자 irontig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