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이 호화생활을 하면서 세금을 내지 않는 ‘악성 체납자’를 매달 선정해 가택수색 등 집중단속에 나선다. 또 세무공무원에게 1000만 원 이상의 금품을 건네는 세무사에 대해 자격정지 조치를 내린다.
국세청은 6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전국 세무관서장회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하반기(7~12월) 국세행정 운영방안’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상반기(1~6월)에 성실신고 독려라는 ‘당근’으로 기대 이상의 세수(稅收) 실적을 올린 세무당국이 하반기에 체납 정리라는 ‘채찍’을 든 것이다.
국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연말 기준 고지·납부 기한이 지났는데도 국고로 들어오지 않은 체납액은 7조8000억 원에 달한다. 지난해 거둔 국세수입(205조5000억 원)이 세입(歲入) 예산 대비 11조 원 부족했다는 것을 감안하면 체납액만 제대로 거뒀어도 구멍 난 세수가 상당 부분 메워질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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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납자는 물론, 체납자의 친척까지 질문·검사권을 행사해 밀린 세금을 징수하기 위해 압박할 예정이다. 국세청 관계자는 “세금을 악의적으로 내지 않는 체납자에 대해선 출국 규제, 명단 공개, 관허사업 제한 등 제재 조치를 강력히 집행해 세금을 내지 않겠다는 생각을 아예 품지 못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잇따라 발생하는 세무 비리를 근절하기 위해 세무사 등 세무대리인에 대한 징계도 강화한다. 공무원에게 금품을 제공하거나 탈세를 방조하는 등의 비정상적 서비스로 인해 세무비리가 좀처럼 줄지 않는다는 판단에서다.
이를 위해 기획재정부와 협의해 금품을 제공한 세무대리인은 지금보다 강하게 직무정지 처분을 내릴 수 있도록 세무사법을 개정할 예정이다. 3000만 원 이상의 금품을 제공할 경우 직무정지 2년이나 등록취소 처분을 내리게 돼 있는 현행 규정을 1000만 원 이상 제공할 경우로 변경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또 징계처분을 받은 세무사는 국세심사위원회 등 국세청 소속 위원회 활동에서 배제된다.
또 납세자가 금품 제공을 권유하는 세무대리인을 국세청에 신고하면 ‘클린 신고 납세자’로 선정해 모범 납세자에 준하는 우대 혜택을 줄 계획이다. 세무조사 과정에서 대리인을 끼지 않고 납세자와 조사팀 간의 1대1 면담제를 실시해 조사쟁점을 설명하면서 세무대리인이 금품 제공을 권유했는지를 점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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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훈 기자 januar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