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금융시장을 짓눌러왔던 그리스 사태가 해결점을 찾으면서 한국을 비롯한 세계 증시가 일제히 상승했다.
23일 코스피는 전날보다 26.04포인트(1.27%) 오른 2,081.20으로 장을 마쳤다. 닷새째 상승세를 이어간 코스피는 이날 최근 2개월 새 가장 큰 폭으로 올라 단숨에 2,080선을 회복했다.
코스닥지수도 0.71% 상승한 739.82로 마감해 연중 최고치이자 2007년 12월 6일(751.57) 이후 7년 6개월여 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뛰었다. 특히 연일 사상 최대치를 경신하고 있는 코스닥의 시가총액은 이날 201조 원으로 불어 ‘시가총액 200조 원 시대’에 처음으로 들어섰다.
지난 한 주 13% 이상 폭락했던 중국 상하이 증시도 이날 2.19%로 모처럼 반등했고, 일본(1.87%) 홍콩(1.69%) 증시도 동반 상승했다. 22일(현지시간)엔 미국 나스닥지수가 사상 최고치를 다시 썼으며 유럽에서는 독일, 프랑스 증시가 4% 가까이 급등하고 그리스 증시가 9% 폭등했다.
글로벌 증시를 일제히 상승세로 이끈 것은 최근 5개월간 이어져온 그리스 구제금융 협상 타결이 임박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그리스의 디폴트(채무불이행) 우려가 완화됐기 때문이다. 간밤에 유럽연합(EU) 채권단은 그리스 정부가 제안한 새 협상안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며 이번 주 후반에 최종 합의할 수 있다는 기대를 내비쳤다.
다만 메르스 여파로 내수경기가 위축되고 2분기 기업실적이 부진할 것이라는 전망이 커진 점은 부담이다. 또 구제금융 협상이 타결되더라도 그리스의 근본적인 부채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점에서 그리스발 불확실성이 계속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김용구 삼성증권 연구원은 “정부가 조만간 내놓을 추가경정예산(추경)을 포함한 경기보강 정책에 따라 코스피가 2,100선에 안착할지 다시 박스권으로 돌아갈지 결정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임수기자 imso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