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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 신뢰의 결실

입력 | 2015-06-18 03:00:00

삼성테크윈, 美 P&W와 1조9000억규모 항공기엔진 공동개발 계약




1985년 6월 열린 프랑스 파리 에어쇼에서 당시 이건희 삼성그룹 부회장(왼쪽)과 해리 그레이 UTC그룹 회장(왼쪽에서 네 번째)이 민항기 엔진 국제공동개발사업 계약을 맺은 뒤 기념 촬영을 했다.(왼쪽 사진) 16일 김철교 삼성테크윈 대표(왼쪽에서 세 번째)와 베닛 크로스웰 P&W 방산부문 사장(오른쪽에서 두 번째)은 30년 만에 다시 항공기 엔진을 공동 개발하기로 한 것을 기념해 과거 모습을 재현했다. 삼성테크윈 제공

삼성테크윈과 세계적인 항공기 엔진 제조 업체인 미국 ‘P&W’가 차세대 항공기 엔진을 공동 개발하기 위해 30년 만에 다시 손잡았다. 삼성테크윈은 16일(현지 시간) 프랑스 파리 에어쇼에서 미국 P&W와 17억 달러(약 1조9000억 원) 규모의 항공기 엔진 국제 공동 개발 사업(RSP) 계약을 맺었다고 밝혔다. P&W는 GE, 롤스로이스와 함께 세계 3대 항공기 엔진 제조업체로 꼽힌다. 삼성테크윈은 지난해 11월 삼성과 한화그룹 간 ‘빅딜’에 따라 이달 29일 임시주총에서 사명을 ‘한화테크윈’으로 변경한 뒤 한화 계열사로 공식 출범하게 된다.

이번 계약은 1985년 6월 당시 이건희 삼성그룹 부회장이 파리 에어쇼에서 P&W 최대 주주인 UTC그룹 그레이 회장을 만나 처음으로 민항기 엔진RSP 계약을 체결한 지 30년 만이다. 삼성정밀(현 삼성테크윈)은 이 협약을 계기로 대형 여객기용 제트엔진 분야에 첫발을 내딛게 됐다. 이후 항공기 엔진 분야 기술 개발에 꾸준히 공을 들인 결과 삼성테크윈이 30년 만에 P&W와 함께 다시 대규모 항공기 엔진 공동 개발 사업을 벌이게 된 것이다.

두 회사가 공동 개발하는 제품은 차세대 항공기 엔진인 ‘GTF’ 엔진이다. 관련 업계에서는 세계 최초로 기어 방식을 적용한 GTF 엔진이 향후 130석 이하 항공기 엔진 시장을 석권할 것으로 본다. 삼성테크윈은 GTF 엔진 터빈부 내에 장착되는 프레임의 개발과 생산을 책임진다. 삼성테크윈은 올해부터 이 부품을 생산해 2062년까지 48년 동안 P&W에 납품하게 된다.

삼성테크윈 관계자는 “이번 공동 개발은 30년 동안 P&W와 협력하며 지속적으로 품질에 대한 신뢰를 쌓아 온 덕분”이라며 “단순 부품 공급 업체에서 국제 공동 개발 파트너로서 지위가 높아졌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통상 글로벌 항공업계에서 RSP는 기술력이 충분히 검증된 소수 업체만이 참여할 수 있는 영역으로 꼽힌다. RSP에 참여하면 3∼5년마다 계약을 갱신해야 하는 일반 부품 공급 업체와 달리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수익을 얻을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삼성테크윈은 이번 공동 개발을 계기로 앞으로 P&W를 포함해 세계 3대 항공기 엔진 제조 업체들과의 파트너십을 강화하며 엔진 부품 사업을 지속적으로 키울 방침이다.

김호경 기자 whalefish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