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개월 끌다 백지화… 국립현대미술관장 임용 논란
“김종덕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문화 사이코패스’다. 사적인 판단으로 공무를 그르쳤다.”
“함량이 안 되는 관장을 뽑아 국립현대미술관의 향후 3년을 허송세월할 수 없었다.”
국립현대미술관 새 관장 임용 불발을 둘러싼 논란이 최종 후보와 문체부 간의 원색적인 비난전으로 번졌다.
하루 전 문체부는 “새 국립현대미술관장 채용 절차를 진행했으나 적격자가 없어 재공모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2월 초 공모 신청을 마감한 인사혁신처는 3월 말 최 전 관장과 미술평론가 윤진섭 씨(60) 등 2명을 최종 후보로 압축한 뒤 역량평가 작업을 실시했다. 이 중 최 전 관장만 역량평가를 통과해 4월 7일 문체부에 결과가 통보됐다. 하지만 문체부는 “최종 후보에 대해 추가 검증할 문제가 연이어 발생했다”며 관장 임용 결정을 미뤄 왔다.
최 전 관장은 “지난달 중순만 해도 문체부 관계자로부터 ‘음해 투서가 있었지만 문제없이 통과했으니 취임 준비 하라’는 얘기를 들었는데 8일 갑자기 인사담당 과장이 찾아와 ‘임용이 어렵게 됐다’고 통보했다”며 “이유를 물었지만 설명이 없었고 후보에서 자진 사퇴할 것을 종용받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문체부 관계자는 “미술계 여론을 폭넓게 수렴해 보니 최 전 관장은 업무 능력과 해외 네트워크 등 여러 면에서 믿음을 주지 못한다는 결론에 닿았다”며 “나름 최 전 관장의 명예와 경력이 훼손될까 염려해 자진 사퇴를 권유한 건데 압박으로 느꼈다니 당혹스럽다”고 했다.
문체부는 또 “국립현대미술관장 후보 추천과 역량 검증은 인사혁신처가 진행하지만 최종적으로 적격 여부를 판단하는 건 문체부 장관의 권한”이라고 밝혔다.
손택균 기자 soh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