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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세 마녀사냥 뺨치는 IS의 ‘모술 공포 통치’

입력 | 2015-06-10 03:00:00


‘여성들이 머리부터 발끝까지 감싸지 않으면 그 남편에게 채찍질을 하고, 남성이 간통하면 고층 건물에서 떨어뜨린다.’

영국 BBC가 이슬람 수니파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의 학정(虐政)을 고발한 보도 내용이다. 보도 영상에는 IS가 장악한 이라크 제2도시 모술에서 여성들이 가혹한 처벌과 고문을 받으며 살아가는 모습이 담겨 있다.

IS는 여성들에게 머리부터 발끝까지 검은 천으로 가릴 것을 명령했다. 여성이 장갑을 끼지 않았다는 이유로 남편이 채찍질을 당했다. 같은 이유로 여성의 부모가 운전을 금지당하기도 했고, 이를 거부하면 폭력과 모욕이 뒤따랐다. 여성들은 식당에서도 얼굴을 드러내지 못했고, 남성 친척과 동반하지 않으면 외출도 못 했다. 한 여성은 “온몸을 감싸는 것은 참을 수 있는데, 이를 강요하는 것은 지나치게 가혹하다”고 말했다.

IS가 해석한 이슬람 율법을 위반하면 주민들은 가혹한 처벌을 받았다. 간통을 한 남성은 높은 건물에서 떨어뜨렸고, 여성은 죽을 때까지 돌팔매질을 당했다. 절도죄를 저지르면 팔을 잘랐다. 가장 가벼운 형벌이 채찍질이다. 흡연에도 채찍질이 뒤따르는데, 이런 처벌은 공포심을 주기 위해 주민들에게 지켜보도록 강요했다.

주민들의 일상도 완전히 무너졌다. 연료가 부족해 암시장에서 구했고, 숲에서 나무를 잘라 오기도 했다. 물도 부족하고, 공해가 더욱 심해졌다. 쓰레기 수거도 중단되면서 거리에는 악취가 진동했다.

IS의 세뇌와 감시는 점점 정교해졌다. 학교는 대부분 폐쇄됐는데, IS식 교과과정을 도입한 일부 학교에서는 수업이 이뤄졌다. 한 주민은 “12세짜리 동생을 학교에 보냈더니 IS 깃발을 그리면서 IS의 노래를 불러 더이상 학교에 보내지 않았다”며 “IS는 폭력과 증오, 파벌주의를 아이들의 마음에 심는다”고 말했다. IS는 이슬람 사원의 지도자(이맘)도 친(親)IS 성향의 인사들로 바꿨다.

한편 IS의 최고지도자(칼리프)인 아부 바크르 알바그다디가 시리아 동부 락까에서 지역 지도자(에미르)와 정기적으로 회동하는 등 IS의 비밀스러운 조직 운영 실태가 조금씩 드러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8일 보도했다.

이런 사실은 미국이 지난달 IS의 자금관리 책임자인 아부 사이야프의 시리아 자택에서 확보한 노트북과 휴대전화에서 4∼7TB(테라바이트) 분량의 내부 자료를 복구하면서 드러났다.

IS는 에미르를 회의장에 데려오면서 휴대전화 등 전자 기기를 모두 압수해 미 정보기관의 추적을 피했다. 도·감청을 우려해 IS 지도자의 아내들끼리 정보를 공유한 뒤 남편에게 전달하게 하는 등 치밀한 수법이 동원됐다. 또 과거 사담 후세인 정권에서 이라크 군 정보기관의 중령을 지냈던 아부 무타즈가 ‘군사회의(military council)’ 의장을 맡고 있다는 사실도 확인됐다. 지휘관 6∼9명으로 구성된 군사회의는 IS의 전략을 총괄하는 조직이다.

유덕영 기자 fire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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