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6 월드컵 4강 등 강호 꼽혔지만 2004년 암흑기 맞아 한국에도 밀려 2013년 황금세대 등장으로 급상승… 1위 독주 독일도 조만간 넘을 기세
1986년 멕시코 월드컵에서 4강에 올랐던 벨기에는 유럽의 강호로 꼽혀 왔지만 스페인, 이탈리아, 독일, 프랑스처럼 세계 정상을 위협할 수 있는 팀은 아니었다. 1982년 스페인 월드컵부터 2002년 한일 월드컵까지 6회 연속 월드컵에 출전했지만 1986년을 제외하고는 16강 벽을 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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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기에가 2018년까지 랭킹 7위 밖으로 밀려나지 않으면 러시아 월드컵 본선에서 톱시드를 배정받게 된다. 이 경우 조별 예선에서 강호들을 피할 수 있어 16강 진출이 한결 수월해진다.
반면 같은 붉은 악마라는 국가대표팀 별명을 갖고 있는 한국은 내리막길을 계속 걷고 있다. 대한축구협회는 2013년 축구협회 창립 80주년 기념식에서 창립 100주년이 되는 2033년까지 FIFA 랭킹을 10위권 내로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를 제시했지만 현실은 정반대로 나타나고 있다. 한국의 현재 랭킹은 58위다. 이 때문에 한국은 호주 아시안컵에서 일본과 우즈베키스탄, 이란, 호주에 밀려 시드를 배정받지 못했었다. 당시 울리 슈틸리케 축구 대표팀 감독은 “50위권에 만족할 수 없다. 장기적으로 봐서는 랭킹 30위 안에 들었으면 한다”고 말했었다.
한국 축구가 벨기에처럼 당장 순위를 끌어올리는 것은 쉽지 않다. 한준희 KBS 축구해설위원은 “벨기에는 월드컵 유럽 지역 예선이나 본선 등 순위 산정에 있어서 비중이 큰 대회 경기를 잘 치르면서 그 성적이 누적돼 순위가 올라갔다”며 “반면 한국은 브라질 월드컵 아시아 예선 등에서 랭킹이 처지는 국가들에 고전하면서 랭킹 산정에서 손해를 봤다”고 말했다. 한 위원은 “당장은 앞으로 벌어질 월드컵 지역 예선 등이나 아시안컵 예선, 본선에서 순위가 낮은 상대를 확실하게 이기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장기적으로는 랭킹이 높은 강호들과의 A매치 횟수를 늘려 랭킹을 유지하거나 더 높여야 한다는 지적이다. 한 위원은 “랭킹이 높은 강호들은 그들끼리 경기를 자주 추진하면서 랭킹을 관리하기 때문에 연간 A매치 횟수가 늘어날 수밖에 없고 반대로 랭킹이 낮은 국가는 매력이 떨어진다”고 말했다.
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