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막 前 티켓 전석 매진, 화제의 연극 ‘프로즌’ 연출한 김광보
대한민국 연극계에서 요즘 가장 바쁜 일정을 소화하고 있는 연극연출가 김광보. 이름 석 자만으로도 브랜드가 된 그는 최근 서울시극단 단장직에 임명되며 활동 영역을 넓혔다. 김미옥 기자 salt@donga.com
9일 서울 종로구 대학로 아르코예술극장 소극장 무대에 오르는 연극 ‘프로즌(Frozen)’도 그가 연출을 맡았다. 국내 초연작인데도 관객들의 호응이 뜨겁다. 프리뷰 공연 4회, 일반 공연 18회, 연장 오픈 9회분 티켓이 모두 매진됐다. 초연작이 무대에 오르기 전에 전석 매진되는 건 매우 드물다.
9일 개막하는 연극 ‘프로즌’의 콘셉트 사진. 드림컴퍼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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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서울시극단 단장에 임명된 그에게 대한민국에서 가장 바쁜 연극 연출가로 살아가는 비결에 대해 물었다. 그는 수줍게 웃으며 “삶의 컬러를 바꾼 뒤 연출 방식도 변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1998년부터 15년간 늘 검은색 옷만 입었다. 1997년 대표로 있던 극단 ‘청우’를 속된 말로 ‘말아먹은’ 뒤 슬럼프에 빠졌다.
“당시 극단 미추 손진책 감독을 찾아가 사정한 끝에 ‘뙤약볕’이란 작품을 연출하게 됐는데 하루는 배우 정태화가 절 보더니 검은색과 흰색 옷이 잘 맞는다고 하더라고요. 속는 셈 치고 그 이후부터 검은색 옷만 줄곧 입었는데 뙤약볕이 흥행에 성공한 거죠.”
이를 계기로 그는 15년간 그의 삶을 검은색으로 온통 채웠다. 그의 외고집은 우습게도 3개월 만에 꺾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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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 돌아온 뒤부터 현재까지 그는 젊고 다양한 컬러를 소화하고 있다.
그는 “단순히 옷의 색깔에 변화를 준 것뿐인데 연극 내용이 어두울수록 겉으로는 밝고 경쾌하게 보여주는 연출을 하게 됐다”며 “다행히 평단과 대중의 평가가 후했다”고 말했다.
그는 서울시극단 단장에 임명되면서 1994년부터 맡아온 극단 청우 대표직을 후배에게 넘겨줬다. 그는 “침체된 서울시극단에 숨을 불어넣고 싶다”고 했다. 시극단에서 올가을 고현옥 작가의 ‘나는 형제다’와 내년 봄 ‘헨리 4세’를 연출할 예정이다. 연극 프로즌은 아르코예술극장 소극장에서 다음달 5일까지 공연된다. 전석 3만5000원. 02-744-7661
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