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12일 서울서 ‘2015 세계과학기자대회’ 세계적 베테랑 과학기자 4명 e메일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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론 윈즐로 WSJ 의료과학 부국장
암 이겨낸 ‘슈퍼 생존자’ 12명 인터뷰, 론 윈즐로 WSJ 의료과학 부국장
“지금 한국에서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는 어떤 상황인가요?”
윈즐로 부국장(사진)은 당장이라도 취재하러 날아 올 분위기였다. 그는 국내에서 가장 관심을 둔 사건으로 최근 메르스 확산을 꼽았다. 그는 “감염병에 대해서는 대중이 공포심을 갖기 쉽다”면서 “감염병의 경우 정확한 사실 보도와 공포심을 조장하는 보도는 종이 한 장 차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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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지 메스텔 네이처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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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어지기 좋은 어느 금요일 오후, 주치의는 내게 초음파 사진을 보여주며 말했다. 왼쪽 신장이 없다고. 나는 쉽게 믿을 수 없었다. 43년간 이런 사실을 모르고 산다는 게 말이나 된단 말인가.’
2003년 9월 16일 LA타임스에는 메스텔 편집장(사진)의 고백과도 같은 칼럼이 실렸다.
태어날 때부터 선천적으로 왼쪽 신장이 없었다는 사실을 43년 만에 알게 된 그는 주변 사람들 몇 명을 약식 취재한 결과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해부학적으로 불완전한 신체를 갖고 태어나는지 새삼 깨닫게 됐다. 손가락이 하나 더 있거나, 발목뼈가 하나 더 있거나, 있어야 할 발가락뼈가 없거나.
그는 “신장 하나가 없는 건 ‘빙산의 일각’이었다”면서 “이 일을 계기로 인간 신체 구조의 다양성과 배아 발생 시 신장 형성의 과학에 대해 기사를 쓸 수 있었다”고 회상했다.
리처드 스톤 사이언스 국제부장
북한 과학기술 취재한 최초의 기자, 리처드 스톤 사이언스 국제부장
“저는 남북통일이 한반도의 과학기술에 미칠 영향에 관심이 많습니다.”
스톤 국제부장(사진)은 ‘북한 내부를 자유롭게 취재한 최초의 기자’라는 타이틀을 갖고 있다. 그는 2004년 6월 북한 국가과학원의 초청을 받아 북한 내 실험실 몇 곳을 취재했다. 당시 북한은 2002년부터 체세포 핵이식을 이용한 배아 복제에 성공했다고 주장했고, 그에게 동물 실험실을 직접 보여줬다. 이 기술은 1997년 복제 양 ‘돌리’를 만들 때 사용한 방식이다.
그는 “대학에서 러시아어를 공부한 게 계기가 돼 옛 소련 시절 로스토프대에서 환경저널리즘을 가르치며 2년 정도 러시아에 살았다”면서 “냉전 당시 북한 과학자들이 옛 소련에서 공부한 걸 알았고, 이때부터 북한의 과학기술에 관심이 생겼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을 6차례 취재했으며, 이번 세계과학기자대회에서도 ‘북한의 과학외교’를 주제로 세션을 진행한다.
다카하시 마리코 아사히신문 편집위원
36년 기자 생활 중 33년간 과학기자, 다카하시 마리코 아사히신문 편집위원
이번 세계과학기자대회에는 2012년 노벨 생리의학상을 수상한 야마나카 신야(山中伸彌) 교토대 교수가 기조강연자로 참석한다. 연구 외에 외부 활동을 극도로 꺼리는 신야 교수를 초청한 일등공신은 다카하시 편집위원(사진)이다.
그는 지난해 전 세계를 떠들썩하게 한 일본발 ‘자극야기 다능성 획득(STAP) 세포’ 스캔들에 대해서는 “비슷한 시기 일본 노바티스가 고혈압 치료제인 ‘디오반’의 임상시험 결과를 조작해 검찰 수사가 진행되고 있었다”면서 “STAP 세포가 지나치게 부각되면서 정작 국민 건강에 중요한 디오반 사건은 제대로 조명되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1992년 일본 도쿄에서 개최된 제1회 세계과학기자대회부터 올해 대회까지 한 번도 빠지지 않고 참석할 만큼 대회에 대한 애정도 깊다. 그는 “과학이라는 학문이 국경에 구애받지 않고 공동 연구가 가능한 것처럼 과학기자들도 서로 교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현경 동아사이언스 기자 uneasy7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