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 비상/감염 확산 어디까지]전문가들이 말하는 오해와 진실
우려했던 3차 감염이 현실화되면서 국민들의 불안이 증폭되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럴 때일수록 근거 없는 소문에 휘둘리지 말고 냉정하게 행동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다. 이에 본보는 국내 정상급 감염병 전문가들에게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를 둘러싼 오해와 진실에 대해 문답식으로 풀어봤다.
Q. 메르스 확산 언제까지 계속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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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환자 얼마나 증가할까.
A. 환자 증가 추이를 정확하게 예측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하지만 앞으로 2주 동안은 환자 증가 속도가 현 추세를 유지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이럴 경우 앞으로 2, 3주 안에 환자 수가 50명을 넘을 수도 있다. 먼저 16번 환자가 1번 환자와 접촉한 P병원을 떠나 확진되기 전까지 머문 병원 2곳에서 추가 3차 감염자가 나올 가능성이 있다. 16번 환자는 2개 병원에서 다인실(5, 6인실)에 머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1번 환자가 메르스를 전파한 P병원에서는 추가 환자 발생이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Q. 치사율이 중동(40%) 수준으로 높아질까.
A. 사우디아라비아 등 중동 지역의 의료 환경은 우리의 1980년대 수준이다. 중동의 메르스 치사율이 40%에 육박한 것도 열악한 의료 수준 탓이기도 하다. 실제로 산소포화도가 급격히 떨어진 국내 확진 환자는 기관삽관과 에크모(혈액을 체외로 보내 산소를 공급해 주는 기계) 등 보조적 요법을 통해 상태가 호전되기도 했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추가 사망자가 나올 가능성은 있지만, 치사율이 치솟을 가능성은 적다고 입을 모은다. 김성환 서울아산병원 교수는 “의료 수준이 열악한 사우디아라비아도 발병 3년 만에 4만 명이 항체가 생겼다. 메르스 바이러스가 치사율이 40%일 정도로 무서운 병은 아니라는 증거다”라고 말했다.
Q. 치료제가 진짜 없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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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닫은 초등학교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감염 사망자가 발생한 경기도의 한 병원 인근에 있는 초등학교가 2일부터 5일까지 임시휴업에 들어갔다. 학교 건물 출입문 앞에 휴업을 알리는 안내판이 세워져 있다. 김재명 기자 base@donga.com
A. 메르스 바이러스는 나이가 어릴수록 감염될 가능성이 적다는 게 중론이다. 사우디아라비아와 영국 연구진이 지난해 국제일반의학저널(IJGM)에 발표한 ‘사우디 발생 메르스 코로나 바이러스의 역학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4, 5월 사우디의 메르스 환자 425명 중 14세 이하 환자는 13명으로 전체의 3%에 그쳤다. 15∼29세는 15%로 30∼44세(24.9%), 45∼59세(25.2%), 60세 이상(31.7%)보다 낮았다. 국내에서도 아직 10대 이하 확진 환자는 없는 상황이다.
Q. 메르스 예방 어떻게 할까.
A. 먼저 외출에서 돌아온 후 손씻기 등 기본적인 위생수칙을 지킬 필요가 있다. 부득이하게 사람이 많은 곳에 가야 한다면 N95 마스크를 착용하는 것이 좋다. 이 마스크는 공기 중 미세물질을 95%까지 걸러준다. 단,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인증을 받은 제품, ‘의약외품’이라는 표시가 있는 제품이 아닐 경우 효과가 없을 수 있다. 대형 병원은 증세가 심한 호흡기 환자가 많기 때문에, 가벼운 질환이라면 되도록 동네 의원을 이용하는 것이 좋다. 면역력이 떨어지는 노인이나 만성질환자는 중동 여행을 자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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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중동을 방문한 지 2주일이 지나지 않아 37.5도 이상의 발열이 시작됐다면 보건 당국(메르스 핫라인 043-719-7777)에 신고해야 한다. 메르스 확진 환자 또는 격리 관찰자와 접촉했을 때도 마찬가지다. 이런 경우가 아닌데도 고열, 기침, 호흡부전 등 메르스 의심 증상이 나타나 걱정이 된다면 N95 마스크를 쓰고 병원을 방문하면 된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는 일부 병원들이 “고열 환자를 받지 않는다”는 소문이 있지만, 다수의 병원이 의심환자를 위한 선별진료실을 병원 외부에 마련하고 있다. 병원 도착 직후에는 자신이 메르스 의심 증상이 있다는 사실을 반드시 알려야 한다.
유근형 noel@donga.com·민병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