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7개월만에 13만원대로 떨어져… ‘메르스 공포’ 코스피 23P 하락
국내 증시가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확산 공포와 엔화 약세 등의 악재가 겹치며 급락했다. 특히 현대자동차가 실적 악화 및 엔화 약세 쇼크에 10% 이상 급락하며 시장을 흔들었다.
2일 코스피는 전날보다 23.73포인트(1.13%) 하락한 2,078.64로 거래를 마쳤다. 종가 기준으로 코스피가 2,080 선 아래로 떨어진 것은 지난달 9일(2,058.87) 이후 처음이다.
이날 엔화 약세의 가속화로 원-엔 재정환율(두 통화의 달러화 대비 가치를 환산한 것)이 890원대 초반으로 떨어지면서 자동차 관련주가 큰 타격을 받았다. 국내 자동차기업은 일본과 수출 경쟁이 심해 대표적인 엔화 약세의 피해주로 꼽힌다.
현대차는 최근 하락세를 이어가면서 지난달 27일 SK하이닉스에 시가총액 2위 자리를 내줬다. 이날 시가총액은 30조5083억 원까지 줄어 4위인 한국전력과 1조 원가량밖에 차이가 안 나게 됐다. 현대모비스(―8.47%), 기아차(―4.12%), 자동차부품주인 현대위아(―12.19%) 등도 급락했다.
사망자 발생으로 메르스 공포가 커지면서 투자심리를 위축시킨 점도 영향을 미쳤다. 메르스 공포가 외국인 관광객 감소, 지역행사 취소 등으로 이어져 내수경기가 가라앉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날도 하나투어(―8.87%), CJ CGV(―7.39%), AK홀딩스(―7.41%) 등 여행, 레저 관련주가 직격탄을 맞았다. 중국 관광객 특수를 누렸던 아모레퍼시픽(―4.52%), 한국화장품(―14.84%) 등 화장품주도 급락했다. 코스닥지수도 1.53% 하락해 704.77로 마감했다.
김용구 삼성증권 연구원은 “당분간 환율 부담, 그리스 악재 등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돼 증시 반등을 이끌 동력이 약하다”고 말했다.
정임수 기자 imso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