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로구 원서공원의 200살 회화나무… 정주영 회장이 조성, 체육대회등 열어 계동시대 상징… 市에 맡기기 꺼린듯
황인찬 기자 hic@donga.com
고 정주영 현대그룹 회장은 1983년 광화문 일대에 흩어져 있던 계열사를 모아 ‘계동 시대’를 열었다. 그리고 본사 옆에 이 공원을 조성했다. 생전 정 회장은 이른 아침 공원을 찾아 산책하거나 동네 주민들과 운동을 하기도 했다. 직원 체육대회나 산하 노조들의 집회도 공원에서 열렸다. 오랜 기간 공원을 지켜온 회화나무는 현대 임직원과 희로애락을 함께한 상징이었다.
이 회화나무를 놓고 서울시와 현대 측이 4개월가량 ‘밀당’(밀고 당기기)을 벌인 사실이 확인됐다. 사연은 이렇다. 서울시는 올해 1월 이 회화나무를 보호수로 지정하기 위한 예정 공고를 냈다. 생물학적으로 보존 가치가 높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한국나무종합병원도 “경관적, 생물학적 희귀성을 감안해 보호수로 지정해 관리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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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별도의 관리업체까지 두고 회화나무를 애지중지 돌본 현대 측으로선 아쉬움이 너무 클 수밖에 없다. 현대 측은 “나무에 대한 행위가 제한되기 때문에 향후 관리에 어려움이 있을 것 같았다”며 에둘러 반대 이유를 밝혔다.
서울시는 관계자를 직접 현대 측에 보내 설득했지만 실패했고 결국 이달 초 보호수 지정 계획을 철회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28일 “해당 나무에 문제가 생겼을 경우 책임 문제가 불거질 수 있다는 점을 현대 측이 우려한 것 같다”며 “현대 측이 지금껏 해온 것처럼 나무를 잘 관리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황인찬 기자 hic@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