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 씨는 출산 뒤 찾아온 탈모가 지속되면서 머리카락도 얇아지고 머리숱도 눈에 띄게 줄었다. 탈모 예방 샴푸 등으로 관리를 하고 있지만 직장과 육아생활을 병행하느라 전문의의 진단은 받지 못한 상태다.
곽 씨는 “출산 후 탈모는 일시적인 증상이라 회복될 것이라는 주변의 말에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는데, 1년이 넘도록 계속되고 있다”며 “직장생활 때문에 생기는 스트레스에 육아 고민까지 겹쳐 최근 들어 머리카락이 더 빠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중년 남성의 전유물로 인식됐던 탈모가 여성들에게도 심각한 고민인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 탈모증으로 진료를 받은 여성 환자는 47만여 명을 넘었다. 이는 전체 진료 인원의 약 48%에 해당하는 수치로, 여성 탈모가 남성만큼 심각하다는 얘기다. 여성 탈모는 치료를 받지 않는 잠재 인구까지 포함하면 이보다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최근 한 대학병원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탈모가 시작되는 평균 나이도 31세로, 2006년보다 3년이나 빨라진 것으로 나타났다. 20, 30대 탈모환자가 전체 탈모환자의 48.8%로 거의 절반에 달해 탈모가 대부분 유전 때문이라는 상식도 이제 바뀌어야 할 것 같다. 이는 취업난 등으로 인한 스트레스로 젊은층의 탈모가 가속화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젊은 여성의 탈모 또한 간과할 수 없다. 2013년 통계에 따르면 20, 30대 여성 중 탈모증이 있는 비율이 약 38%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50대 이상에서는 여성 환자가 남성 환자보다 더 많아진다.
보통 일반적으로 머리가 빠지는 경우에만 탈모를 의심하곤 한다, 하지만 탈모의 원인에 따라 머리카락이 가늘어지고 정수리 부분이 넓어지고 있다면 탈모의 시작을 의심해 봐야 한다.
민병선 기자 bluedo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