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음은 자연스러운 생리현상이지만 질병인 경우도 있다. 지난겨울 카자흐스탄 북부 카라치 마을에선 주민 수백 명이 원인을 알 수 없는 졸음병에 걸렸다. 한번 잠들면 며칠씩 깨어나지 못했고 신체 마비, 환각 증세도 나타났다. 괴질의 치료법을 끝내 찾지 못한 당국은 결국 전체 주민을 다른 곳으로 이주시키겠다고 밝혔다. 아프리카 풍토병인 수면병은 체체파리가 중간숙주다. 치료를 안 받으면 차츰 잠에 빠져 죽음에 이르기도 한다.
▷고사총 처형설이 나온 현영철 북한 인민무력부장의 죄목 중 하나가 지난달 24, 25일 김정은이 참석한 인민군 훈련일꾼대회에서 졸아 불경을 저질렀다는 것이다. 4월 26일자 노동신문엔 실제로 김정은으로부터 두 번째 의자에 앉은 현영철이 두 눈을 감고 있는 사진이 실렸다. 김정은이 고모부인 장성택을 처형할 때 ‘건성 박수’를 문제 삼았던 것으로 볼 때 나이 든 간부들이 정중한 태도를 취하지 않으면 자신이 젊다고 무시하는 것으로 여기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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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기흥 논설위원 eligiu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