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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으면 업계 1위”… 동양시멘트 인수전 후끈

입력 | 2015-05-15 03:00:00

29일 매각공고… 7월 새 주인 결정




동양시멘트 인수전이 이달 말 본격적으로 진행되는 가운데 유력 인수 후보자 4곳이 모두 인수자문사를 선정하며 출전 준비를 마쳤다. 매물로 나온 지분은 ㈜동양이 보유한 54.96%와 동양인터내셔널 지분 19.09%다. 동양시멘트는 업계 4위지만 동종업계 시멘트 회사가 인수할 경우 단숨에 1위로 올라서게 된다. 14일 투자은행(IB) 및 시멘트업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은 29일 동양시멘트 매각공고를 낸 뒤 다음 달 26일 예비입찰, 7월 하순 본입찰을 진행할 계획이다.

유력 인수 후보로는 시멘트업체 한일시멘트와 라파즈한라, 시멘트를 주재료로 레미콘을 만드는 삼표그룹과 유진그룹이 꼽힌다. 최근 한일시멘트는 삼일PwC, 라파즈한라는 바클레이스, 삼표는 KDB산업은행 인수합병부, 유진은 크레디트스위스를 각각 인수자문사로 선정했다. 대한시멘트와 한남시멘트를 인수했고 업계 1위 쌍용양회 지분을 10% 보유하고 있는 한앤컴퍼니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번 매각에선 팽팽한 눈치작전이 펼쳐질 것으로 전망된다. 매각주간사회사가 두 건의 입찰을 동시에 진행해 ㈜동양과 동양인터내셔널의 지분을 따로 매각하는 방향으로 구조를 짜고 있기 때문이다. 만약 ㈜동양 지분만 인수하면 경영권은 갖게 되지만 정관 변경이나 합병, 감자 등 특별 결의를 통과하기 위한 지분 67%에는 못 미친다. 동양인터내셔널 지분만 인수하게 되면 2대 주주에 그친다. 그렇다고 매물로 나온 74.05%를 다 인수하자니 금액이 부담스러울 수 있다. 이 때문에 매각주간사회사는 동양인터내셔널 지분 입찰에서 약 12%만 따로 떼어 살 수 있도록 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동양시멘트의 가장 큰 매력은 높은 점유율(2014년 말 기준 12.8%)과 입지다. 이 업체는 강원 삼척시 해안에 공장을 갖고 있다. 동양시멘트는 업계 4위이지만 1∼5위의 점유율이 쌍용양회(19.8%), 한일시멘트(13.6%), 성신양회(12.9%), 라파즈한라(12.1%) 등으로 크게 차이나지 않아 경쟁사가 동양시멘트를 인수하면 1위에 올라설 수 있다. 또 시멘트는 중량이 많이 나가 물류비가 많이 들지만 해안가에 공장을 두면 선박을 통해 수출이 가능하다. 특히 공장이 내륙(충북 단양)에 있는 한일시멘트가 인수할 경우 큰 시너지효과가 날 수 있다. 최근 매물로 나왔던 쌍용양회에 다이헤이요(太平洋)시멘트가 우선매수청구권을 행사하겠다고 밝히면서 동양시멘트가 더 ‘귀한 몸’이 됐다.

레미콘회사로서는 시멘트회사를 인수하면 수직계열화를 통해 안정적으로 원료를 조달할 수 있게 된다. 특히 삼표는 시멘트와 강도는 비슷하면서도 값은 싼 슬래그 시멘트 사업을 확장할 수 있다. 삼표는 그간 슬래그는 사돈기업인 현대제철로부터 받아온 반면 시멘트는 시장에서 조달했다.

시멘트업계는 2000년대 중반부터 건설경기 악화 및 단가 인하 압박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1997년 6175만2000t에 달하던 시장 규모는 지난해 4370만7000t으로 감소한 상황이다. 다행히 주재료인 유연탄 가격이 2012년 t당 96달러에서 지난해 81달러로 하락하면서 업계 실적이 개선됐다. 국내 시멘트 가격은 t당 7만5000원으로, 미국 일본 대만 브라질 인도네시아 등(8만∼16만 원대)에 비해 낮은 상황이다. 한 IB업계 관계자는 “향후 국제적으로 가격이 평준화된다면 이익이 개선될 여지가 있다”며 “특히 해외 업체들은 통일 가능성까지 염두에 두고 투자를 고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말했다.

강유현 기자 yhk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