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금 시안(西安)에 도착했습니다. 중국 방문은 총리 취임(지난해 5월) 이후 처음입니다. 3일간 문화 정치 경제 협력을 전개할 것입니다. 내가 시안에 온 것은 시진핑(習近平) 주석이 (지난해 9월) 인도를 방문했을 때 약속한 것입니다.”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14일 산시(陝西) 성 시안에 도착한 직후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微博)에 중국어로 이렇게 인사말을 올렸다. 모디 총리는 중국 방문을 앞두고 4일 웨이보를 처음 개설해 “중국 안녕하세요(¤好 中國)”이라고 인사를 하기도 했다.
시 주석은 이날 오후 ‘산시(陝西))대회당’에서 모디 총리와 가진 정상회담에서 “외국 정상을 고향에서 맞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베이징(北京)이 아니라 자신의 ‘정치적 고향’인 시안으로 초대한 의미를 강조했다. 중국 최고지도자가 외국 정상을 베이징이 아닌 곳까지 마중 나가 영접하고 회담을 하는 것은 대단히 파격적인 예우다.
광고 로드중
모디 총리는 “인도와 오랜 역사적 관계가 있는 곳에 초대해 감사하다”며 “인도는 중국을 위대한 이웃국가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모디 총리는 “양국이 각 분야 협력을 통해 이견을 적절히 처리하자”며 “양국 관계가 역사의 새로운 단계로 높아지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모디 총리는 “AIIB는 지역 경제 사회발전에 큰 역할을 할 것”이라며 협력을 약속했다.
양국 정상은 이해관계가 엇갈리는 외교와 안보는 잠시 접고 경제 문화 인문 교류 등을 통해 ‘룽상공우(龍象共舞·용과 코끼리의 춤)’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낸 것으로 풀이된다.
시 주석이 모디 총리를 시안으로 초대한 것은 지난해 9월 시 주석의 인도 방문 시 모디 총리가 고향인 구자라트 주 아마다바드로 초대한 것에 대한 답례 성격이다. 시안은 당나라의 수도 장안이 있었던 곳으로 동서 실크로드의 출발 도시로 시 주석이 추진하는 일대일로에 대한 협조를 강조하려는 의미도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또한 시안에는 당나라 현장 법사가 7세기 불교 경전을 얻기 위해 서역(인도 포함)을 다녀온 뒤 구해 온 경전을 보관하기 위해 세운 대안탑(大雁塔)도 있어 역사적 인연도 깊다.
모디 총리는 회담 후 대안탑을 참관하고 보리수 나무도 식수해 양국의 오랜 문화교류를 강조했다. 식수 후 시안 남쪽 성벽을 참관할 때는 전통 당나라식 환영식이 열렸으며 시 주석이 마련한 만찬 후에는 전통 문화 공연을 관람했다.
광고 로드중
베이징=구자룡특파원 bonh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