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구 소녀들의 꿈을 한 곳으로 모으면 김애경(27·NH농협은행)이 된다. 올해로 9년째 국가대표를 지내고 있는 김애경은 세계선수권대회 단식 1위를 비롯해 정구 선수로서 모든 걸 이뤘다. 아시아경기 금메달이 없다는 게 옥에 티였지만 지난해 인천 아시아경기에서 3관왕을 차지하며 한번에 한을 풀었다. 11월 인도에서 열리는 세계선수권대회를 마지막으로 김애경은 코트를 떠날 예정이다.
소속 팀 NH농협은행 역시 김애경을 앞세워 한국 여자 정구의 드림팀으로 군림했다. 김애경이 활약한 9년 동안 NH농협은행은 국내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동아일보기 전국정구대회에서 여자 일반부 우승을 7번이나 차지했다. 13일 경북 문경국제정구장에서 열린 제93회 대회 준결승에서 옥천군청에 0-3으로 패하기 전까지는 대회 6연패를 기록했다. 경기 후 김애경은 “마지막 무대에서 꼭 다 같이 우승하고 싶었는데 아쉽다”며 말을 잇지 못했다.
그래도 장한섭 NH농협은행 감독은 “그 동안 참 많이 고생했다. 자동차도 9년이면 한번은 고장 나는데…”라며 묵묵히 에이스 자리를 지켜 준 김애경에 대한 고마움을 드러냈다. 김애경은 14일부터 ‘영혼의 파트너’ 주옥(26)과 개인전 복식 정상에 도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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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혜경은 “많은 분들이 ‘네가 김애경 언니 자리를 채워야 한다’고 말씀해주셔서 부담이 되기도 한다. 하지만 이런 기대가 기분 좋은 것도 사실이다. 5년 안에 애경이 언니처럼 세계 최고의 정구 선수가 되는 게 꿈”이라고 말했다.
문경=황규인 기자 kin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