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이뷔통 2015·2016 크루즈 쇼
수석 디자이너 니콜라 게스키에르는 와이드 팬츠와 짧은 상의 등 새로운 실루엣을 선보였다. 뮤즈로서 참석한 배우 배두나(오른쪽).
크루즈 쇼가 열리는 건축물도 컬렉션의 일부다. 샤넬이 자하 하디드의 미래적인 건물인 동대문디자인플라자를 택했다면 루이뷔통은 미국의 미래적인 건축물로 통하는 팜스프링스 지역의 랜드마크 ‘밥 앤드 돌로레스 호프 에스테이트’를 이번 여행의 목적지로 택했다. ‘밥 앤드 돌로레스 호프 에스테이트’는 유명 코미디언 밥과 아내 돌로레스 호프 부부를 위해 건축가 존 로트너가 디자인한 작품이다. 현재 매물로 나와 있는데 가격이 2500만 달러에 달한다고 한다.
루이뷔통과 함께 팜스프링스로 떠난 이들의 명단은 화려했다. 세계 최대 럭셔리 그룹이자 루이뷔통의 모그룹인 루이뷔통모에에네시의 베르나르 아르노 회장은 아들인 알렉산드르와 딸 델피와 함께 VIP석을 장식했다. 아르노 회장은 패션 전문지 WWD에 “니콜라가 사막과 숨 막힐 듯 아름다운 전망, 놀라운 건축물을 택했다”며 “이는 (루이뷔통의 뿌리인) 특별한(extraordinary) 여행을 생각나게 한다”고 말했다. 이어 “캘리포니아는 디지털 경제의 중심지이고 패션도 디지털 경제에 의해 움직이고 있다는 점에서 캘리포니아 로스앤젤레스 지역은 패션계에서도 의미가 있는 곳”이라고 말했다.
팜스프링스 ‘밥 앤드 돌로레스 호프 에스테이트’를 올해 크루즈 쇼의 여행지로 택한 루이뷔통. 팜스프링스=AP 뉴시스
새롭게 눈에 띄는 점으로는 ‘실루엣’이 꼽혔다. 올해 봄·여름 컬렉션에서 선보인 A라인 형태의 드레스 등 1970년대 스타일에서 벗어나 커다란 롱스커트, 짧은 상의 등의 조합으로 게스키에르 식 새로운 실루엣을 루이뷔통 하우스에서 선보인 것이다.
게스키에르는 쇼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무자비한 느낌의 존 로트너의 건축물과 할리우드 글래머는 큰 영감을 얻게 해줬다”며 “팜스프링스 지역의 달콤함과 삭막함의 대조가 쇼의 일부가 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