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17일 세계 간화선 무차대회 준비하는 조계종 종정 진제 스님 세계각국 선승 300여명과 함께 광화문광장서 사상 최대 법회 ‘참 나’를 찾아가는 수행의 자리… 세월호 영혼들도 위로할 예정 마음 갈등 없어져야 평화오고… 그런 정치 펼쳐야 국민들 평안
조계종은 15∼17일 3일간 서울 광화문광장 등지에서 ‘한반도 통일과 세계평화를 위한 기원대회―세계 간화선 무차대회’를 연다. 세계 각국의 선승들이 참가하는 기원대회로 해외에서 300여 명의 스님과 이웃 종교 지도자들이 참여한다. 이 행사는 진제 스님의 오랜 발원의 결실이다. 11일 부산 해운대구 해운정사 금장실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기원대회를 준비 중인 종정 스님을 만났다. 종정 스님은 큰 행사를 앞둔 설렘에 표정도 목소리도 무척 밝았다.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불교계가 처음 여는 행사다. 광화문을 택한 이유가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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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나를 찾아서’란 법어집을 낼 정도로 참선수행을 강조해 왔다.
“모든 갈등이 다 사람 마음 가운데 있다. 마음을 잘 쓰면 군자가 되고 못 쓰면 졸장부가 되는 거다. 밥 먹다가, 산책하다, 잠자리에 누웠을 때도 오매불망 참선을 해야 한다. 생활 속에서 마음을 닦으면 가족, 이웃 간에 성낼 일 없고 사회도 정치도 편안한 나날이 된다. 일상에 갇혀 있는 (자신의) 주인공인 참 나를 찾으면 모든 진리를 발견할 수 있다. 처음엔 어렵게 들려도 목마르면 물 마시고, 배고프면 밥 먹는 것도 똑같은 이치다.”
지난달 29일 불기 2559년 봉축 행사의 일환으로 서울 광화문광장에 점등된 전북 익산 미륵사지 석탑 모양의 탑등. 김갑식 기자 dunanworld@donga.com
“요즘 미국에선 심오한 진리, 고준한 법문에 매료돼 간화선을 정신문화로 주목하고 있다. 이젠 우리가 미국에 가면 개신교 신자가 돼 돌아오는 게 아니라 참선을 배우고 돌아오는 때가 됐다. 간화선은 바르게 하면 진리의 도가 열린다. 지름길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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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법문 끝에 세월호 희생자의 영가(영혼)들을 위로할 수 있는 말을 할 예정이다. 영혼들이 극락세계에서 평안하길 바란다.”
―정치권의 갈등이 심하다.
“여야가 늘 원수를 만난 것처럼 대한다. 너와 내가 둘이 아니듯 여와 야가 둘이 아니다. 참선으로 탐하고 성내는 마음, 어리석은 마음의 갈등을 해소해야 평등한 정치를 할 수 있다. 그런 정치를 꽃피워야 국민도 편안하게 생활할 수 있다.”
―대규모 심야 행사인데 준비에 어려움은 없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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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불교 역사상 최대 규모의 대법회로 보인다. 법어는 준비했나.
“‘옛 부처님이 나기 전에 누가 우주의 주인인가. 고요하고 고요해서 그 바탕은 평안한지라. 온 세계가 한 집이요 정이 있고 정이 없는 모든 만물이 한 몸이로다’로 시작하는 법문을 준비하고 있다. 참선을 다해서 인류 평화에 공헌하자는 뜻을 담겠다.”
부산=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