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에게 명과 복을 주는 칠성신.
결혼 후 십 년. 자식이 안 생겼다. 부부는 후원에 칠성당을 만들어 놓고, 석 달 열흘 백 일 동안 지극정성을 들였다. 옥녀부인의 발 아래로 별이 일곱 개, 반짝거리며 떨어졌다. 태몽이었다. 과연 그 달부터 태기 있어 열 달을 채우고 아기를 낳는데, 낳고 보니 일곱 쌍둥이였다. “아이고, 부인. 미물인 짐승도 새끼 둘은 많다고 하는데, 하물며 사람이 한 탯줄 안에서 일곱 자식을 낳았으니 이게 웬 말이오? 나는 저 자식들을 못 키우겠소.” 칠성님은 그 자리에서 옥녀부인을 소박 놓고, 천하궁에 올라가서 후실 장가를 들었다. 어이없기 이를 데 없는 처사였다. 어쩌랴! 한숨 반 눈물 반 설움 반, 세월은 흘러 아이들의 나이 열다섯. 이번에는 아이들이 어머니를 떠나겠다고 했다. “어머니, 저희들은 아버지를 찾아가겠습니다.” 점점 멀어져가는 아이들을 바라보던 옥녀부인은 남편 잃고, 이제 자식마저 잃게 되었다며 통곡을 했다.
천하궁의 청기와 집. “아버지, 문안드립니다. 저희 일곱 형제는 아버지가 안 계셨어도 이렇게 장성하였습니다.” 뜻밖에도 칠성님은 일곱 자식을 기쁘게 맞아주었다. 계모는 일곱 형제에게 독서당을 마련해주고, 칠성님은 글공부를 시켰다. 똑똑했다. 그래서 칠성님은 자식들의 글공부에만 온통 정신이 팔려서 후실 부인에게는 전혀 신경을 쓰지 않게 되었다. 계모는 적적하고 한심한 생각이 들었다. ‘전실 자식들 때문에 살림이 모두 거덜 나고 남편과의 인연도 끊어지겠구나.’ 마침내 울화병이 난 계모, 밤낮으로 궁리를 했다. 점쟁이를 매수하여, 동쪽에서 일곱 인간이 들어와 병이 났으니 일곱 아기의 창자를 삭혀 먹어야 병이 낫게 될 것이라는, 거짓 점괘를 칠성님께 주도록 시켰다. 참혹한 내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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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곱 형제는 서천꽃밭의 환생 꽃을 가져와 어머니를 다시 살려냈다. 마침내 회복된 가족! “여봐라, 일곱 아기야. 너희들은 무엇이 소원이냐?” “아버지와 어머니가 같이 살지 못한 것이 한이었는데, 이제 다시 만나 사시게 되었으니 아무런 소원도 없습니다. 저희는 칠성(七星·북두칠성)이 되겠습니다.” ‘칠성풀이’의 결말이다. 남녀가 서로 인연을 맺으면 부부가 되고, 부부가 자식과 인연을 맺으면 부모가 되는 법. 바라건대는 그 인연들이 고통의 원인이 되지 않기를.
최원오 광주교육대 국어교육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