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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親盧독주 막아야” 非盧 똘똘 뭉쳐

입력 | 2015-05-08 03:00:00

새정치聯 원내대표에 非盧 이종걸




친노 대표 - 비노 원내대표 새정치민주연합 신임 원내대표에 당선된 이종걸 의원(오른쪽)이 문재인 대표와 두 손을 들고 당선 인사를 하고 있다. 변영욱 기자 cut@donga.com

7일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에 비노(비노무현)의 이종걸 의원이 선출된 최대 요인은 ‘친노(친노무현) 견제’ 심리로 분석된다. 내년 총선까지 친노 진영의 독주를 막고 당내 ‘균형’을 이루는 것이 급선무라는 의원들의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번 경선에서 비노의 강한 지지를 받는 이 원내대표가 결선투표에 진출할 것으로 일찌감치 점쳐졌다. 관심은 누가 이 원내대표와 함께 결선투표에 진출하느냐였다. 당내 최대 계파인 친노 진영의 표가 최재성 조정식 김동철 후보로 분산됐기 때문이다.

1차 투표함을 열어본 결과 이 원내대표는 예상보다 10표가량 줄어든 38표를 얻었다. 2등인 최 의원(33표)의 맹추격으로 표차가 5표밖에 나지 않은 것에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했다.

최 의원이 막판 ‘다크호스’로 떠오른 데는 공무원연금 개혁을 둘러싸고 고조된 여야 갈등 국면이 결정적 요인으로 작용했다. 대여협상을 주도하려면 ‘강경이미지’의 원내사령탑을 선출해야 한다는 여론이 일었기 때문이다. 정세균계로 강경파에 속하는 최 의원은 이번 선거에서 친노 강경파의 지지를 받았다. 긴장 속에서 치러진 결선투표에선 이 원내대표 66표, 최 의원 61표. 또다시 불과 5표 차였다. 이 원내대표의 아슬아슬한 승리였지만 비노 진영이 이탈 표 없이 똘똘 뭉친 것이 확인되는 순간이었다. 통상 범친노 의원은 70여 명, 비노 진영은 60명 정도로 분류된다.

이 같은 결과는 내년 총선까지 문재인 체제의 독주를 막아야 한다는 ‘견제 심리’가 크게 작용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당 대표와 원내대표의 ‘투톱’이 모두 친노 인사로 구성될 경우 당의 분열이 가속화될 수 있다는 위기의식도 작용했다. 비노 진영 수장으로 꼽히는 김한길 박지원 안철수 의원이 이 원내대표를 강하게 지지한 것도 비노 표의 결집을 가속화했다. 박 의원은 이날 선거가 끝난 뒤 “이런 게 야당이다”라고 말했다. 비주류가 주류를 위협할 수 있다는 의미다. 비노 진영의 한 의원은 “신임 원내대표는 문재인 체제가 흔들릴 경우 비상대책위원회를 이끌어야 하는 인물”이라며 “총선을 앞두고 공천을 둘러싼 이해관계도 작용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이 원내대표는 당선 기자회견에서 “재·보선 참패의 원인은 분열”이라며 “분열을 치유하고 통합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번 선거에서 ‘친노 공천’ 논란과 함께 당내 분열이 가속화한 것을 겨냥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문 대표로선 당 의사결정기구인 최고위원회에 비노 의원이 늘어난 것도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비노 최고위원은 주승용 의원과 함께 이 원내대표까지 모두 2명으로 늘었다. 핵심 당직자는 “가뜩이나 문 대표가 의사 결정 때 최고위원들을 배제하고 비선라인을 동원한다는 비판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견제 세력이 늘어나 마찰이 잦아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 이종걸 원내대표 △서울(58) △경기고, 서울대 공법학과 △변호사(사법연수원 20기) △16·17·18·19대 의원(경기 안양 만안) △열린우리당 원내수석부대표 △국회 교육과학기술위원회 위원장 △민주통합당 최고위원

배혜림 beh@donga.com·황형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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