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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대사 흉기 습격’ 김기종 “당일 한미훈련 중단으로 사람들 안다쳐 보람”

입력 | 2015-04-24 03:00:00

법정서 궤변… 23일 첫 공판준비기일 ‘휠체어 출석’




23일 오전 서울중앙지법 311호 중법정.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대사를 습격한 혐의(살인미수 등)로 기소된 김기종 우리마당 대표(55)가 모습을 드러냈다. 파란색 줄무늬 수의 차림의 그는 오른쪽 다리에 깁스를 한 채 휠체어에 실려 피고인석으로 향했다.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부장판사 김동아) 심리로 열린 첫 공판 준비 기일에서 김 씨는 “리퍼트 대사를 살해할 의도는 없었다”고 거듭 주장했다. 김 씨의 변호를 맡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 소속 황상현 변호사는 “한국과 미국의 군사 훈련 문제 등이 일어날 때마다 한반도 긴장이 고조되니, 한미 연합훈련에 대해 충동적이고 즉흥적인 분노를 이기지 못해 벌어진 일”이라고 변호했다.

재판이 진행될수록 김 씨 측의 납득하기 힘든 주장은 이어졌다. 황 변호사는 “김 씨가 일종의 문화운동을 기획했기 때문에 행사장에서 여러 번 소동을 피운 바 있다”며 “(피습행위도) 김 씨 표현으로는 ‘일종의 퍼포먼스’였다”고 전했다.

시종 여유롭던 김 씨는 재판 말미 결정타를 날렸다. 그는 재판부를 향해 “제 자랑을 하려는 건 아니고 보람찼다고 했다가는 검사님께 야단맞겠지만 단 하루 저 때문에 한미 연합군사훈련이 중단돼 많은 사람들이 다치지 않았다는 부분을 참작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분단 70년을 맞아 이산가족 상봉을 하기로 돼 있었는데 이번 군사훈련 때문에 갑자기 중단됐다”며 “훈련 때문에 얼마나 많은 사건이 발생하고, 많은 사람들이 다쳤느냐”고 궤변을 이어갔다. 김 씨는 지난달 5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세종홀에서 열린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민화협) 주최 조찬강연회에서 길이 24cm 과도로 리퍼트 대사의 얼굴과 왼쪽 손목 등을 수차례 찔러 상처를 입힌 뒤 현장에서 체포됐다.

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