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단-물류창고 몰려… ‘기업대출 노다지’ 잡아라” 진출제한 풀려 선점경쟁 치열
금융위원회가 규제 완화 차원에서 지방은행들에 경기 지역 지점 개설을 허용하자 지방은행들이 경기 지역 진출을 서두르고 있다. 행정자치부에 따르면 3월 현재 경기도 인구는 1239만 명으로 서울(1010만 명)보다 많다. 게다가 산업단지와 물류창고가 몰려 있어 은행들로서는 기업대출 영업의 최전선이다.
그동안 금융당국은 지방은행의 영업구역을 해당 은행의 연고 지역, 서울, 세종시와 광역시로 제한해 왔다. 지방은행들은 수익원 확보를 위해 경기 지역 진출을 희망했지만 금융당국은 은행 간 과도한 경쟁이 우려된다며 이를 막아왔다. 경기 지역은 1998년 경기은행 퇴출 후 지역 기반 지방은행이 없어 시중은행들의 각축장이 돼왔다.
광고 로드중
지방은행들은 쾌재를 부르며 발 빠른 행보를 이어 나가고 있다. 부산은행은 이달 초 임시 주주총회를 열어 영업구역에 경기도를 추가하는 정관 변경안을 통과시켰다. 부산은행은 우선 올해 상반기 경기 시흥시 일대 시화공단 지역에 1곳의 지점을 낸 후 향후 경영 환경을 지켜보며 지점을 늘릴 계획이다. 부산은행 관계자는 “광역시인 인천 남동공단에서 이미 영업해온 경험이 있기 때문에 중소기업 대출에 대한 노하우를 가지고 있다”며 “부산에 연고를 가진 기업이나 이들의 거래처 등을 대상으로 영업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구은행 역시 8일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영업구역에 경기도를 포함시켰다. 또 내부 태스크포스팀(TFT)을 구성해 경기 진출을 준비 중이다. 대구은행 관계자는 “공단 위주로 지점 개설 지역을 검토하고 있다”며 “하반기 개설을 목표로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이 지방은행들의 진출로 경기 지역에서의 은행들 간 대출 경쟁은 한층 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저금리 추세로 수익성이 악화되면서 중소기업 여신에 영업력을 집중하고 있던 시중은행들도 영업 전략을 가다듬는 등 대응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한 시중은행의 기업 여신 담당 부행장은 “금리 경쟁이 가장 중요한 요인이겠지만 세 지방은행 모두 지역 연고 기업들에 대한 영업을 강화할 것으로 보여 어떻게 대응할지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기홍 하나금융연구소 연구위원은 “지방은행들이 시중은행의 문턱을 넘지 못한 중소기업 위주로 틈새를 공략할 수 있을지가 경기 진출 성공의 관건”이라고 내다봤다.
장윤정 기자 yunj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