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서울 성동구 왕십리뉴타운 3구역 ‘센트라스’ 분양관계자는 아파트와 오피스텔 청약을 동시에 진행했다. 같은 단지 안에서 아파트와 오피스텔이 동시에 분양되면 투자자의 관심이 아파트에만 쏠리기 때문에 통상 오피스텔은 한두 달 늦게 분양하지만 이번에는 전략을 달리한 것이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오피스텔 ‘센트라스 비즈’는 243실 모집에 하루에만 5000여 건의 청약이 접수되는 ‘대박’을 쳤다. 분양관계자는 “최근 수익형 부동산에 대한 관심이 커 모험을 했는데 예상한 것 이상으로 반응이 좋았다”고 말했다.
공급 과잉으로 몇 년간 찬밥 신세를 면하지 못했던 오피스텔이 최근 새롭게 조명 받고 있다. 기준금리 1%대의 초저금리 시대에 진입하면서 임대수익을 얻을 수 있는 오피스텔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기 때문이다.
2010년을 정점으로 부동산 경기가 침체하면서 꾸준히 약세를 보이던 서울 오피스텔의 분양가격도 지난해부터 주택 거래가 회복세를 보이면서 상승세로 전환했다. 전국 오피스텔의 평균 월세가격도 2014년 4분기(-0.12%)보다 0.19%포인트 오른 0.07%의 상승률을 보여 지난해 2분기(4~6월) 이후 약 1년 만에 상승세로 돌아섰다. 수도권에서는 경기(0.16%), 인천(0.03%), 서울(0.02%) 순으로 오름세를 보였다.
선주희 부동산114 연구원은 “저금리 기조 속에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투자자들이 비교적 소액으로 접근할 수 있는 수익형 부동산인 오피스텔에 관심을 돌리고 있다”며 “올해 들어 오피스텔 중개보수 요율이 절반 수준으로 낮아진 것도 인기에 한 몫하고 있다”고 말했다.
분양시장에서도 오피스텔은 인기를 끌고 있다. 대우건설이 지난달 서울 마포구 합정동 일대에 분양한 ‘마포 한강2차 푸르지오’ 오피스텔은 448실(전용면적 23~25㎡) 모집에 6000여명이 몰리면서 평균 13.7대 1의 경쟁률을 나타냈다. 상도종합건설이 최근 은평뉴타운 중심상업지역 7블록 선보인 총 512실(전용면적 19㎡) 규모의 ‘은평 미켈란’도 한 달도 안 돼 100% 계약을 마쳤다.
오피스텔의 인기가 오르면서 늦은 밤 시간에 오피스텔 본보기집에서 상담 받는 직장인이 늘어나고 있는 것도 새로운 풍경이다. 서울 은평구의 한 오피스텔 분양관계자는 “최근 분양한 오피스텔의 경우 전체 계약자 가운데 30대의 비율이 20~30%에 이른다”며 “부동산 가격상승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아파트보다 저렴한 오피스텔을 사서 임대수익을 얻으려는 젊은층, 특히 직장인들이 급증했다”고 전했다.
김재영기자 redfoo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