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칼럼니스트 핑글턴, 포브스誌 기고문서 강력 비판
미국의 동아시아 전문가인 에몬 핑글턴 씨(사진)는 19일(현지 시간) 경제전문지 포브스에 실린 ‘존 베이너 미 하원의장이 위안부 피해자를 모욕하면서까지 일본 역사상 가장 해악스러운(most toxic) 총리에게 아부하다’란 제목의 칼럼에서 이같이 지적했다. 핑글턴 씨는 “지금 미 의회는 그 어느 때보다 돈에 의해 움직이고 있으며 일본만큼 미 의회에 돈다발(greenbacks)을 살포할 수 있는 나라는 없다”며 “베이너 의장이 아베 총리의 의회 연설을 결정한 이유는 바로 돈”이라고 잘라 말했다. 이어 그는 “외국인이 미국 정치를 후원하는 것은 기술적으로 불법이지만 외국 기업이 미국 내 자회사를 통해 완벽하게 합법적으로 미국 정치권에 돈을 넣을 수 있다”며 “‘주식회사 일본’은 자동차와 전자산업 분야에 대한 대규모 투자를 바탕으로 미 의회에 영향력을 끼칠 수 있도록 독특하게 자리매김돼 있다”고 주장했다.
포브스와 영국 파이낸셜타임스 편집장을 지낸 핑글턴 씨는 아베 총리에 대해 “일본 총리로서 처음 미 의회 상·하원 합동연설을 하는 특권을 받았지만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1945년 이래 의회 연설에 가장 자격이 없는 사람”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지금까지 윈스턴 처칠 전 영국 총리, 샤를 드골 전 프랑스 대통령, 넬슨 만델라 전 남아공 대통령 등이 연설 초청을 받았는데 (아베 총리의 연설로) 미 상·하원 합동연설의 가치가 추락됐다(debased)”고 직격탄을 날렸다.
워싱턴의 한 외교 소식통은 “아베 총리가 의회 연설에서 과거사 문제에 대해 원론적인 수준에서 언급하고 넘어갈 경우 만만찮은 후폭풍이 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워싱턴=이승헌 특파원 ddr@donga.com